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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내 유전체 데이터 유통 플랫폼 구축 가능…규제 등 준비 필요하다

    [기획 ③] 빅데이터 전문기업 빅스터 이현종 대표 인터뷰

    기사입력시간 2018-12-14 06:10
    최종업데이트 2018-12-14 15:51

    사진: 지노체인 서비스 개념도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개발되고 모든 거래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유전자 정보에 대한 주권을 소비자 개인에게 되돌리는 새로운 유전자 정보 공유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최근 미국 스타트업인 네뷸라 지노믹스(Nebula Genomics)가 네뷸라 토큰(Nebula tokens) 경제에 기반한 무료 소비자직접의뢰(direct-to-consumer,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했고, 루나 DNA(Luna DNA)는 유한책임회사(LLC)의 지분 배당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모델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추세에 맞춰 이러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유전체 데이터 유통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빅스터 이현종 대표를 만나 어떠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빅스터는 올해 6월부터 마크로젠과 함께 유전체 빅데이터를 저장 및 전송하는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울레저(Bowledger)라는 자체적인 메인넷 플랫폼을 개발했고, 1년 뒤인 내년 6월 이를 기반으로 유전체 빅데이터 유통 플랫폼인 지노체인(Genochain, 가칭)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빅스터는 전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마크로젠은 유전체 표준 가이드와 프로세스, 설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된다"며 "과제가 종료돼 플랫폼을 오픈하면 마크로젠에 탑재되는데, 이는 전 세계 최초 사례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빅스터가 현재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은 네뷸라와 기술적인 측면에서 구현 난이도와 기간, 크게 2가지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불록체인은 다수가 연결된 분산원장을 공유하는 플랫폼이고, 여기에 코인을 보상으로 주는 시스템이다"면서 "네뷸라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 기술인데, 이는 현재 기술상 속도 문제가 있어 어려움이 있고, 네뷸라가 사용하는 암호화처리 기술인 동형암호 또한 현재 기술이 초기 단계다"고 말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의 블록체인이 사용하는 기술로, 네트워크 참여에 제한이 없고 개인이 직접 주고받을 수 있다.

    반면 빅스터가 구축하는 플랫폼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에 제한을 둘 수 있고 확장이나 관리가 용이한 '컨소시엄 블록체인(Consortium Blockchain)' 기술을 이용한다. 제약회사와 연구소, 병원, 유전체 분석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제한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참여기관에만 접근 권한을 부여해 유전체 정보 유통에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위해 반드시 모두가 이를 볼 필요는 없다. 중간위임자로 20~30개 정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그들 간에 데이터가 공유되도록 하고, 원본 데이터는 별도로 저장시키는 것이 아직까지는 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전체 데이터는 보안이 중요한 만큼 비식별화되더라도 별도의 암호화처리가 필요하다. 동형암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산량이 엄청나게 많아야 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가 나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반면 현재 빅스터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공개키, 대칭키 기반의 이중 암복호화 방식을 이용하면 개인키를 서로 모르게 완전히 숨겨버리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네뷸라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이상적이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요원하고, 개인에게 유통권한을 줄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네뷸라의 방식으로는 5~10년이 걸린다면, 우리 방식으로는 오픈하고 홍보 및 일반인의 인식전환 기간으로 1년 가량 걸린다고 가정했을 때 2년 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23앤드미(23andMe) 앤세스트리(Ancestry)와 같은 중앙 집중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신뢰 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끊임없이 소송이 제기될 것이다"면서 "인터넷이 중앙 집중형 서비스에서 결국 완전한 탈중앙은 아니지만 분산화된 서비스로 가는 시대적·기술적 요청이 있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탈중앙이 아닌 위임형 분산화가 되는 과정을 거쳐야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컨소시엄 블록체인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데이터의 사용 권한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우리는 개인에게 주는 보상을 키우고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각 컨소시엄 기관 내부에 분석 플랫폼을 설치시키고, 여기서 데이터를 분석한 뒤 분석된 결과만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유전체 데이터는 주지 않고 사용만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네뷸라의 방식은 개인 원천 유전체 데이터를 중앙화된 동형암호 서버에 저장하고 이 데이터를 주고, 블록체인에 그 이력을 다 저장하는 것이다"며 "이 방식은 개인에 대한 보상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데이터 처분 권한이 아닌 데이터 사용 권한을 줘야 보상이 더 커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12개 항목에 대한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만 허용하고 있어 개인 유전체 분석 시장이 아직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존에 데이터 유통 권한을 개인에게 준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대표는 "국가적으로도 데이터 권한을 개인에게 주겠다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내년에 전개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유전체 정보는 개인에게 가장 오리엔티드된 데이터지만, 그동안 개인에게 권한을 준 상황이 없고 인체 유래물 데이터다보니 기관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는 어떻게 될지, IRB를 거치거나 규제했을 때 개인 데이터에 대한 재산권 침해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12개 검사밖에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전체 유통 플랫폼이 만들어졌을 때 개인에게 어떤 효용이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한다"며 "DTC 정보와 함께 대학병원의 임상 데이터도 돌어올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는데, 암이나 희귀질환 환자 등을 포함해 어떤 유용성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