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추무진 의사협회 회장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현장에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의료계의 협조를 당부했고, 추무진 회장은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추무진 회장 등이 환하게 웃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자 뒷말이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오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들이 의사로부터 원격진료를 받는 모습을 직접 참관했다.
이 자리에는 추무진 의사협회 회장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원격의료 덕분에 병원 방문 부담을 덜고 오히려 더 안전하게 자주 진료를 받고 있다는 체험담을 들으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원격의료가 정말 좋은 서비스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의료인력이 우수하고, IT기술이 발달해 원격의료 발전을 위한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의료계 등에서 의료체계 훼손이나 오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원격의료 도입 근본취지는 현행 의료체계 틀 안에서 IT 기술을 활용해 의료서비스를 더 잘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선진국에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우리나라만 의료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의사협회와 복지부간 협의체를 통해 원격의료 도입 취지와 1차 의료 활성화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고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사협회는 추무진 회장이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대변인은 "정부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관 현장에 추무진 회장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의협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추무진 회장은 대통령에게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러나 의사협회의 의도와 달리 언론에 보도된 현장 사진은 오해를 불렀다.
의사협회의 결연한 반대 입장과 달리 화기애애한 듯한 모습이 사진에 담겼기 때문이다.
아마도 추무진 회장은 노래 가사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일부 의사들은 추무진 회장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