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BMS의 오렌시아(Orencia, 성분명 아바타셉트)가 미국에서 급성 이식편대숙주병(aGVHD) 예방을 위한 약제로 허가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GVHD 예방에 사용하도록 약물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는 기증자의 골수 또는 줄기세포가 이식 수혜자를 공격할 때 발생하는 상태인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을 예방하기 위해 오렌시아를 특정 면역억제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오렌시아는 혈연이 아닌 기증자로부터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2세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렌시아는 원래 2005년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다발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과 성인 건선 관절염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aGVHD은 줄기세포 이식 후 기증자의 면역 세포가 수혜자의 신체를 이물질로 보고 기증된 세포가 신체를 공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기증자와 수혜자가 친족이 아니거나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승인은 혈연이 아니거나 일치하지 않는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6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개별 연구 2건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임상 효과를 결정하는 구성 요소 중 하나로 리얼월드 근거(RWE)가 사용됐다.
먼저 GVHD-1 연구는 혈연이 아닌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 이식을 받고 면역억제제와 함께 오렌시아 또는 위약을 무작위로 받은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이다. 이 연구는 이식 후 6개월 째 중증(III~IV등급) aGVHD 없는 생존률, 전체 생존율, 중등도~중증(II~IV등급) aGVHD 없는 생존율을 측정햇다.
그 결과 중증 aGVHD 없는 생존율은 위약군(75%)에 비해 오렌시아 투여군(87%)에서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전체 생존율은 위약군이 84%였던 것에 비해 오렌시아군에서는 97%로 나타났다. 중등도~중증 aGVHD 없는 생존율은 위약군에서 32%였던 반면 오렌시아군에서는 50% 비율을 보였다.
국제 혈액 및 골수 이식 연구 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Blood and Marrow Transplant Research)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사용해 일치하지 않는 비혈연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레지스트리 기반 임상 연구인 GVHD-2를 통해 효과에 대한 추가 근거를 얻었다.
GVHD-2 연구는 표준 면역억제제와 오렌시아를 병용해 치료받은 환자 54명과 표준 면역억제제로 단독으로 치료받은 환자 162명의 aGVHD 예방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이식 후 6개월째 전체 생존율을 측정한 결과 오렌시아를 투여받은 환자군의 전체 생존율은 98%인 반면 표준 면역억제제만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75%였다.
aGVHD 예방을 위해 오렌시아를 투여했을 때 나타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빈혈과 고혈압,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재활성화/감염, 발열, 폐렴, 코피, CD4 림프구 수치 감소, 혈액 내 마그네슘 수치 증가, 급성 신장 손상 등이었다. 오렌시아 투여 환자에서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재활성화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이식 후 6개월 동안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예방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또한 이식 후 6개월 동안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재활성화 여부도 모니터링해야 한다.
FDA 우수종양센터(OCE) 및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리차드 파듀(Richard Pazdur) 국장은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은 신체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심각한 이식 후 합병증이 될 수 있다"면서 "잠재적으로 질병을 예방함으로써 더 많은 환자가 더 적은 합병증으로 골수 또는 줄기세포 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