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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응급의학회 “경찰청장 대행 해명은 기만…소아응급센터 지정 반납 논의”

    “17분 만에 압수수색 끝났다더니 온종일 진료 공간 뒤흔들어”…현장 전문의 사직서 제출도 시작

    기사입력시간 2026-10-12 20:06
    최종업데이트 2026-10-12 20:16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 해명에 대해 비판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소아응급의학회가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과 관련한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국정감사 해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현장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은 물론, 일부 병원에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반납 논의까지 시작됐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경기남부경찰청이 소아응급센터 현장 압수수색을 두고 국정감사에서 '진료 방해가 없었고 신속히 종료했다', '증거 위변조 우려가 있었다'며 내놓은 기만적 해명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과 관련해 진료 방해가 없었고 신속히 종료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또한 증거 위변조 우려 등을 압수수색의 필요성으로 제시했다.[관련 기사=경찰청장 대행 "EMR도 위조 가능"…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정당성 강조]
     
    이에 학회는 “과잉∙실적 수사를 합리화하려는 경찰의 변명은 필수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모욕하고 소아응급의료의 숨통을 끊어놓고 있다”며 경찰청장 대행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회는 “밤낮없이 응급실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이 환아를 해치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진료 기록을 조작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수사를 진행하는가”라며 “최선의 진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불가항력적 사망을 두고, 현장 의료진이 기록을 위조할 파렴치범이라도 되는 양 영장부터 들이대는 행태는 공권력 남용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불신과 모욕 속에서는 그 어떤 의료진도 응급실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압수수색 당시 진료 방해가 없었다는 경찰 측 주장도 반박했다. 실제 압수수색 당시 소아응급센터 중증구역에서는 생후 6개월 환아에 대한 긴박한 응급처치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학회는 “실제로 압수수색 당시 현장 중증구역에서는 1시간 이상 경련이 지속된 생후 6개월 환아를 살리기 위해 항경련제를 반복 투약하고 백밸브마스크로 환기하며 기관 삽관까지 긴박하게 고려하던 초응급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신히 경련을 멈추고 환아의 호흡을 겨우 유지시킨 직후, 의료진이 아이의 상태 안정화를 위한 필수 처방을 입력하고 기록을 정리하던 찰나에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촌각을 다투는 중증 환아의 생사를 붙들고 사투를 벌이는 현장의 연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환자가 없어 방해가 안 됐다'고 강변하며 밀고 들어온 경찰의 수색은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고 의료진의 손발을 묶은 중대한 진료 방해다”라고 비판했다.
     
    압수수색이 신속하게 종료됐다는 경찰의 해명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경찰은 단편적인 체류 시간만을 내세워 상황을 왜곡∙축소하고 있으나, 실상은 하루 종일 병원 진료 공간 전반을 뒤흔든 과잉 수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오전 소아응급센터 급습에 이어 오후에는 외래 진료실까지 장시간 수색했고, 이후 또다시 소아응급센터로 향했다”며 “이처럼 온종일 진료 공간을 감시하고 환자가 검사하러 간 틈까지 타서 재침입해 놓고, 겨우 '17분 만에 끝났다'고 둘러대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자 파렴치한 면피에 불과하다”고 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한 전자의무기록(EMR) 위변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학회는 “현대 병원 EMR 시스템은 작성, 수정, 열람 내역이 초 단위 서버 로그로 영구 기록되어 사후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식 공문을 통한 로그 확보로 충분히 검증 가능한 사안을 두고 현장 위변조를 운운하는 것은 전산 시스템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이후 약 두 달이 지나서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점도 문제 삼았다.
     
    학회는 “사건 발생 후 두 달 가까이 통상적 자료 요구조차 없다가 뒤늦게 증거 인멸 우려를 내세우며 들이닥친 행태는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는 신설 수사팀의 실적을 위해 응급실을 희생양 삼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이번 사태가 소아응급의료체계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의료기관은 상식적이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협조를 요구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응급실을 범죄 소굴 다루듯 영장을 앞세운 결과, 현장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각 병원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반납' 논의라는 파국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응급실 진료권을 침해하고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은 이번 과잉 압수수색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수사 준칙을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요구했다.
     
    이어 “일련의 사태로 인해 향후 발생하는 소아응급센터의 붕괴와 환아들의 피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자행한 수사당국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