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김준환 울산대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가 최근 대한의사협지 JKMA에 기고한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다. 정부는 2016년 9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5월 기준 전국 124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준환 교수는 “정부는 그동안 입증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의 효과를 바탕으로 내과 3년제와 4년제가 동시 배출되는 2020년에는 반드시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의 현재 문제점으로 △불명확한 역할과 책임 △시범사업에서 오는 불투명한 미래 △계약직으로 인한 직업의 불안정성 △높은 중증도에 따른 극도의 피로도 △주말·야간 근무에 대한 불충분한 수가 체계 등을 제시했다.
특히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입원환자 진료인력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인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며 그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내과 전공의 대체인력으로만 규정한다면 전문의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며 “또한 입원전담전문의는 위에서 수직적인 지시를 받는 형태가 아닌 고유한 진료영역 안에서 독립된 진료권한을 가지고 입원환자 진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병동운영모델이 필요하며 입원전담전문의 또한 독립된 진료권한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의 운영모델은 크게 일반병동, 단기입원병동, 통합관리병동으로 나뉜다. 일반병동 모델은 분과형 병동 모델이라고도 불리며 소화기병동, 호흡기 병동, 심장내과병동처럼 내과의 9개 분과로 세분화된 병동 모델을 말한다.
김 교수는 “일반병동 모델은 병원 입장에서는 전공의 대신 입원전담 전문의를 채용하고 병동 운영시스템 자체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도입이 쉽다고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의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모델이다. 도입 전 세부 분과 전문의와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입원병동 모델은 응급실 체류시간 감축을 위해 보통 72시간 내 입원 제한시간을 두고 입원해 치료 후 퇴원시키거나 입원 유지가 필요할 경우 진단 질환에 따라 각 분과로 전과하는 형태다.
김 교수는 “대체로 입원전담전문의의 독립진료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의 만족도는 증가하나 동시에 입원전담전문의의 진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모델”이라며 “극도의 피로상태가 되지 않도록 환자수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관리병동 모델은 일반병동 모델과 달리 내과 9개 분 과의 질환을 한 병동에서 분과 구분없이 입원시키는 병동 모델이다. 김 교수는 통합관리병동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네럴리스트인 입원전담전문의가 진료할 수 있는 입원 적응증에 대한 의료진 간의 상호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적정 수가 책정, 평가 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유무 반영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교수는 “현실성 있는 수가 정비를 통해 병원들이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입원전담전문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입증된다면 여러 평가 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유무를 반영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새로 시작하는 병원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먼저 정착된 병원들의 사례 공유를 포함한 충분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며 “현직 입원전담전문의들 도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원환자 진료의 질 향상, 입원환자 진료인력의 공백 대응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우리나라도 20년 뒤에는 미국과 같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잘 자리잡고 의료제도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