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대목동병원 담당 교수 2명과 수간호사, 간호사 등 책임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4명에 대해 4월 초쯤 검찰에 송치하는 데 이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사건의 원인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다. 경찰은 간호사가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생 관리 지침을 위반해 균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간호사와 교수진은 신생아중환자실 전체 감염과 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해석했다.
병의협은 “대한민국 형사소송법과 형법에서는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라며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 인멸,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구속의 사유가 된다”라고 했다. 이어 “유죄 판결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경찰은 잘못된 관행을 묵인·방치해 지도·감독 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重)한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라며 ”이는 불구속 수사,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반하고 의사를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영장 신청에 불과하다”고 했다.
병의협은 신생아 중환자실 교수, 전공의, 간호사 등 여러 직역의 인력이 치료를 시행하는 곳이며 매뉴얼에 따라 각자 진료 수행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의료진들은 국가의 강제 의료체계에서 적자 운영을 감수하며 미숙아를 살리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라며 “치료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물으며 구속 영장을 신청한 서울경찰청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했다.
특히 병의협은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신생아 중환아 12명이 타병원으로 전원되기도 전에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왔다. 가운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구두발로 들어와 감염폐기물 쓰레기통을 바닥에 쏟아놓은 채 증거를 수집했다”라며 “입원 중인 신생아의 생명을 위협한 행위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서울 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이번 결과는 적자 운영, 교과서적 진료 행위 급여 불인정, 의료인의 과도한 근로 시간 등 의료기관의 고질적인 문제를 알면서도 오랜 기간 방치하고 묵인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책임이 크다”라며 “그들의 상위기관인 보건복지부도 그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편, 한국여자의사회 등 의료계는 이대목동병원 교수진 2명에 대한 구속 수사 계획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의료계는 "최선의 치료를 다한 의료진이 구속된다면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사기가 저하되고, 이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