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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진료 ‘4대 원칙’ 지켰나 살펴보니…'초진'·'30일 처방' 열고, 진료량 제한엔 '예외'

    복지부 하위법령 입법예고…의원급·7일 처방 원칙 뒀지만 병원급 예외 폭넓어, 30%·500건 산정서 야간·휴일 제외

    대개협 박근태 회장 "회원들에 30일 처방 자제 권고 예정…초진 제한 약물 정부와 추가 협의해 고시 마련할 것"

    기사입력시간 2026-10-21 07:44
    최종업데이트 2026-10-21 07:44

    사진=AI 제작 이미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의 대상환자와 처방일수, 진료량을 제한하는 하위법령 개정안을 내놨지만, 개원가가 강조해 온 ‘재진 중심·의원급 시행·전담기관 금지·대면진료의 보조 수단’이라는 4대 원칙의 실효성을 약화할 수 있는 예외가 곳곳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4대 원칙을 강조해 온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의원급 중심은 맞지만, 30일 처방을 허용한 데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며 “회원들에게 30일 처방은 하지 말라고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초진 처방 7일 원칙과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30%, 의사별 반기 월평균 500건 제한을 담았다. 그러나 같은 시·도에서는 대면진료 이력 없이 초진을 허용하고, 진료·처방이력이 확인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초진에서도 최대 30일 처방을 가능하게 했다. 야간·휴일 진료는 비율과 건수 산정에서 제외했다.

    21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과 앞서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을 살펴본 결과, 제한 원칙과 안전장치를 일부 반영하면서도 초진·장기 처방·병원급 진료의 허용 범위를 폭넓게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진 중심이라지만…같은 시·도면 대면진료 이력 없는 초진도 허용

    의료계는 정부가 코로나19 당시 비대면진료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이후 의료계와 '4대 원칙'을 합의했다며 이번 비대면진료 시행을 앞두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중 첫 번째 쟁점은 '재진 중심' 원칙이다. 의료계는 비대면진료에서는 대면진료와 달리 활력징후 측정과 신체진찰, 필요한 검사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오진하거나 급성·응급·중증질환을 놓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기존 대면진료를 통해 환자의 병력과 상태를 파악한 의료인이 진료를 이어가야 이러한 한계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동일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환자를 일반 비대면진료 대상으로 정했다. 기존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환자를 진료하도록 한 점은 '재진 중심' 운영을 뒷받침하는 장치다.

    그러나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환자도 주소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같은 시·도에 있으면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취약지 거주나 거동 곤란 등 별도의 사유가 있어야만 초진을 허용하는 구조는 아니다.

    동일 시·도라는 지역 제한은 뒀지만, 그 안에서는 기존에 다니던 의원이 아닌 새로운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기존 환자가 불가피하게 방문하지 못할 때 이용하는 보조적 진료를 넘어, 대면진료 이력이 없는 환자의 진료 경로도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역 밖 초진을 허용하는 예외 대상도 폭넓다.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등록장애인, 장기요양수급자 외에 수용자, 호스피스대상환자, 일정한 감염병 격리환자, 선원, 군인,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국가보훈 기본법상 희생·공헌자, 국외 체류 재외국민 등이 포함된다.

    특히 군인·경찰·소방공무원 항목에는 조문상 근무 중이거나 이동이 곤란한 경우 등의 추가 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의원급 원칙·30%·500건 제한 뒀지만…병원급 예외 폭넓고 야간·휴일은 산정 제외

    두 번째는 ‘의원급 중심’ 원칙으로, 동네 의원에서 대면진료를 보완해 일차의료의 지속성과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다.

    개정안 역시 이를 반영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병원급은 불가피한 경우에 허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병원급 예외는 희귀질환자나 수술 후 경과관찰 환자에 그치지 않는다. 시행규칙안 제31조의4는 동일 시·도 밖 초진 허용 대상 전체를 병원급 실시 예외와 연결했다. 여기에 수술·시술 후 6개월 이내 경과관찰 환자, 항암치료 환자,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 치료 환자,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13세 미만 야간·휴일 소아환자, 임상시험 참여자의 상담·경과관찰 등도 포함했다.

    세 번째인 ‘전담기관 금지’는 비대면진료를 주된 영업 형태로 삼는 의료기관의 등장을 막기 위한 장치다. 정부는 의료기관별 진료 비율과 의사별 건수를 함께 제한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됐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비율을 반기별 전체 진료건수의 30% 이내로, 의사별 건수는 해당 반기의 월평균 500건 이내로 정했다. 다만 500건은 매월 적용하는 절대 상한이 아니어서 특정 월에 초과하더라도 다른 달의 건수가 적으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 이후, 토요일 오후 6시 이후, 휴일 진료는 전체 진료건수와 비대면진료 건수, 의사별 월평균 건수 산정에서 모두 제외한다. 실제 비대면진료 비중이 30%를 넘더라도 산정 대상만으로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을 개설한 반기도 30% 비율 산정에서 제외한다. 다만 의사별 월평균 500건 제한까지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대면진료의 보조 수단?…'초진 30일' 처방 유지, 약물 제한은 고시에 달려

    네 번째인 '대면진료의 보조 수단' 원칙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쟁점은 처방일수다.

    개정안은 초진 처방을 7일 이내로 제한하면서도 해당 질환의 진료·처방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기존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30일 이내로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7일 원칙은 개원가의 요구와 일치하지만, 반대가 컸던 30일 처방 역시 예외로 유지됐다. 의료계는 앞서 장기 처방이 허용되면 비대면진료가 임시적 보조 수단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다만 반복 이용을 막는 장치는 있다. 30일 예외 처방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경우까지 포함해 1회로 제한한다. 의료기관을 바꿀 때마다 새롭게 30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다. 개정안은 진료·처방이력의 확인 방법을 복지부 장관 고시로 정하도록 했다. 의료기관 간 예외 처방 이력을 확인하고 중복 이용을 방지할 수 있는 체계가 실제 작동해야 1회 제한도 실효성을 갖는다.

    의료계가 초진 처방 제한을 제안했던 항생제·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도 시행규칙안에 직접 열거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우려 의약품, 비만치료제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추가 제한은 고시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해당 약물군의 초진 제한 요구가 조문에 명시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추가 제한의 근거가 남아 있어, 모두 처방을 허용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

    대개협 “비대면진료 자체 거부 아니지만…회원들에게 30일 처방 하지 말라고 권고할 것”

    대개협은 초진 30일 처방 예외가 유지된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에 초진을 제한하고, 극히 일부에 한해 처방을 일주일, 최대 2주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이야기했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30일 처방을 허용한 점은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면진료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제도 자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회원들에게는 반드시 30일 처방을 하지 말라고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30일 예외 처방의 요건에 진단 이력과 처방 이력이 확인되는 환자에 한해 1회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걸었다. 실제로 소견서나 처방전, 건강검진 결과지 등을 통한 확인 방식의 경우 환자가 이런 자료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향후 협의에서 초진 처방 제한 약물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진 제한 약물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상의하기로 했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범위가 넓어 정부와 상의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고시를 마련할 때까지 의료계와 협의해야 하며, 협회는 초진 제한 약물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확실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