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조만간 나올 ‘사람을 살리는 신약개발, Back to BASIC!’ 책의 저자인 퍼스트바이오 테라퓨틱스 상임고문인 배진건 박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메디게이트뉴스에 신약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칼럼을 보낸다.
지난해 2월 어느 날, 배 박사는 갑자기 집에서 넘어졌다며 정신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칼럼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부탁했다. 당시 넘어졌다는 말에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한참이 지난 뒤에 칼럼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어떻게 넘어졌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리에 실핏줄이 터져 피가 엄청났다.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하는데 괜찮다고 고집을 부렸다. 마침 그날 친구 부부 3쌍이 집에 오기로 한 날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친구 부부가 아내와 함께 근처 병원 응급실로 필자를 데려갔다. 담당 의사가 머리 상처를 다시 씻어주고 스테이풀을 6번 박고 나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다. 다행히 뇌 안에 피가 조금만 남아있어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며칠 내내 두문불출했다.”
배 박사의 칼럼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괜찮으시냐며 뒤늦게나마 전화를 드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 박사는 칼럼 기고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마다 독자들과 칼럼 기고 약속,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써내려간 칼럼이 어느덧 지난해 중순 1년을 돌파한데 이어 다시 2년을 향해 가고 있다.
그는 신약개발의 대가다. 한독 상임고문, 한국아브노아 연구소장, JW 중외제약 연구총괄 전무, 쉐링푸라우 연구위원 등 그의 이력에서 보듯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개발을 연구했다.
그는 신약개발의 목적에 대해 제약회사의 이익이나 국내 산업계의 발전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배 박사가 썼던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Leber Hereditary Optic Neuropathy, LHON)’ 칼럼이 대표적이다. LHON은 주로 20, 30대 남성들에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 질환이다. LHON은 젊은 시기에 특징적인 시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통증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갑자기 양쪽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질환이다. 1871년 독일의 안과의사 테오도르 레베르(Theodore Leber)에 의해 처음으로 이름이 붙어졌다.
배 박사는 “한참 공부할 나이에 LHON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기가 막힌 사연을 들었다. 사연을 들으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연구에 대한 소개를 보고 연락 온 아버지 3분을 메신저로 연결해서 같이 아픔을 나누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위로했다”고 했다.
당시 배 박사는 룩셈부르크의 미토텍(Mitotech)이란 바이오기업이 지난해 LHON 임상 2상의 긍정적인 결과를 소개했다.
배 박사는 “LHON 환자들과 같은 희귀병은 임상 2상의 결과만으로도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왜 우리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LHON 환자들과 가족들의 소식을 계속 접해야 할까. 또한 그 치료제인 SkQ1을 사용할 수 있다는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없을까. 프랑스 유전체 연구기업인 젠사이트(GenSight)에 환자들과 함께 치료법을 연구하거나 신약 임상의 일부를 국내에서 할 수는 없을까. 무엇보다 국민 건강을 돌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정부가 있는데 ‘규제’가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한탄했다.
그는 신약개발을 위한 고민, 그리고 연구개발을 위한 노력은 결국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 독자들은 그가 전하는 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매주 그렇게 희망을 말하고 있다. 세상에 치료제가 없어서 고통받고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한 그의 일생일대, 그리고 매주 그 경험을 쏟아내는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조만간 메디게이트뉴스가 출간할 ‘신약개발, Back to BASIC!’에 대한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