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전자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기능적 치유의 가능성이 있으며, 환자들에게는 결과적으로 만성질환의 부담을 줄이고 그 가족들의 부담도 줄여줍니다. 헬스케어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여 의료 자원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의 기술적 배경이 복잡하고 여러 과제가 있지만 임상과 학계, 환자가 모두 머리를 모을 수 있다면 원하던 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큰 변화를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화이자(Pfizer) 혈우병, 내분비, 선천성대사이상, 이식 부문 글로벌 메디컬 리드인 이안 윈번(Ian Winburn) 박사가 9일 열린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2020(GBC 2020) 첨단 바이오 의약품 포럼에서 '환자맞춤형 유전자치료제 글로벌 동향 및 R&D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윈번 박사는 "기능성 유전자(전이유전자)는 벡터로 식별되고 탑재되는데, 벡터가 정맥 내로 투여되면 원하는 표적 세포에 결합하게 된다. 일단 표적 세포로 전달 되면 유전자는 핵에서 전사되고 세포는 원하는 치료 단백질을 발현한다"면서 "유전자 치료의 성공 여부는 바이러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전달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에 달려있다. 화이자는 AAV(Adeno-Associated Virus) 플랫폼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AAV가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는 재조합 벡터 생산을 위한 플랫폼을 적합한 이유로 6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병원성이 부족해 환자에게 중대한 부작용을 입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체내 투여했을 때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며, 호스트 DNA에 직접적으로 통합되지 않는다.
또한 AAV 벡터에 대해서는 인간 대상이나 전임상 모델 등 많은 연구가 진행돼 장기적인 전이유전자 발현이 입증됐다는 점도 장기적인 안전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AAV 벡터가 결합할 수 있는 혈청이 다양해 여러 장기를 표적할 수 있고, 하나의 장기 내에서도 다양한 유전자 치료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한꺼번에 유전자를 많이 담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윈번 박사는 "유전자 치료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모든 환자들이 유전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질병 중증도, 이전에 받은 치료, 이미 항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 등 다양한 잠재적 요인을 신중하게 고려해 적격 환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이전에 AAV에 노출됐다면 AAV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을 것이고, AAV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를 받을 경우 세포가 형질도입하기 전에 중화항체가 결합해 형질도입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벡터에 대해 중화항체를 형성하지 않았어야 하고, 같은 유전자 치료를 다시 받을 수 없는 만큼 한번에 성공해야 한다.
희귀질환 케어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제공될 수 있어 인프라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국가에서만 제공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윈번 박사는 헬스케어 시스템 측면에서 유전자 치료가 가진 도전과제를 설명하며 특히 접근성과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췄다.
윈번 박사는 "지금 유전자 치료는 많지 않지만 환자들은 조기에 접근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임상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제약사 입장에서 안정성과 효능의 균형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유전자 치료는 여러차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회적이라는 점도 부담되는 요소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유전자 치료가 환자에게 혜택을 가져다주길 기대하지만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있고, 치료 효과도 장기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과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일회성으로 치료하는 것이 원하는 효능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기적인 환자 치료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어 치료 결과에 대한 탄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인프라와 동기부여(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윈번 박사는 "만약 환자가 증상이 완화됐다 생각해 더이상 의료진과 소통하지 않으면 더이상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없다. 환자와 치료한 임상의 모두가 장기적으로 완치할때까지 상호 모니터링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윈번 박사는 "기술적인, 정책적인 어려움도 있다. 환자 데이터에 접근하는데 누가 데이터를 소유하는가, 데이터 사용 방법을 정해야 하는데 누가 정할 것인가 판가름 하기 어렵다. 로지스틱 관점에서 봤을 때 레지스트리를 운영하는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다른 레지스트리의 데이터와 통합해 총체적으로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가능한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윈번 박사는 "규제기관에서는 유전자 치료를 받았을때 5년까지 추적관찰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과 규제 커뮤니티에서 이 기간을 15년 이상으로 더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개발하고 한참 이후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희귀질환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된 관심 영역이 조금 협소하고 환자 수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 데이터를 하나하나 트레킹하고 포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