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약물화할 수 없는 '언드러거블(undruggable)' 질병 표적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빅파마가 분자 접착제 분해제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최근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바이오텍 네오모프(Neomorph)와 심장대사 및 희귀질환 치료용 분자 접착제를 개발하기 위한 다중 표적 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 대부분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특정 기능 하나를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사람 단백질의 80% 이상은 이 접근 방식으로는 약물화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s)는 단백질에 결합해 체내 단백질 분해에 의해 제거되도록 표시하거나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기능을 변경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분자 접착제를 개발하기 위해 로슈(Roche)는 지난해 벨기에 생명공학기업 오리오니스 바이오사이언스(Orionis Biosciences), 미국 생명공학 기업 몬테로사 테라퓨틱스(Monte Rosa Therapeutics, Inc.)와 각각 2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오리오니스는 노바티스(Novartis)와도 협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MSD(Merck & Co Inc.)와 머크(Merck KGaA),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오스트리아 생명공학기업 프록시젠(Proxygen)과 협력 중이며, BMS(Bristol Myers Squibb)는 독일 에보텍(Evotec)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을 확대했다.
네오모프는 언드러거블 표적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발견하기 위해 2020년 설립된 바이오텍으로, 헬스케어 관련 투자기업 디어필드 매니지먼트(Deerfield Management Company)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계약 조건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네오모프에 선급금과 단기 마일스톤, R&D 자금을 지급한다. 향후 임상, 상업, 판매 마일스톤을 포함한 여러 표적에 대한 잠재적 거래 가치는 총 14억6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모프는 선정된 표적에 대한 발굴과 전임상 연구를 주도하고, 노보 노디스크는 해당 화합물의 추가 임상 개발과 상용화를 독점적으로 추진할 권리를 갖는다.
네오모프 공동 설립자이자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필 체임벌린(Phil Chamberlain)은 "네오모프의 독점적인 접착제 발굴 플랫폼과 노보 노디스크의 심장대사 및 희귀질환에 대한 방대한 경험을 결합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새로운 치료 분야로 플랫폼을 확장해 현재 진행 중인 종양학 분야의 노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 브라이언 반달(Brian Vandahl) 글로벌 연구 기술 수석 부사장은 "노보 노디스크는 심각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솔루션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 신약 개발 노력을 확대하고 여러 새로운 기술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네오모프가 개척하고 있는 새로운 종류의 분자 접착제 분해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시작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