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분만, 소아, 응급 등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피해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고액 배상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올해부터 지원 대상이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확대되고, 전문의 보장한도는 최대 18억원으로 높아진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사업’을 본격 시작하고, 오는 25일부터 지원 대상 의료인의 소속 의료기관이 고액 배상보험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사업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의 의료사고 배상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의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가 해당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산부인과 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해당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국회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국가가 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따른 고액 배상보험에 대해서는 국가의 보험료 지원을 의무화했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2027년 5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보험사 공모와 보험사업자 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을 2026년 보험사업자로 선정했다. 복지부는 공모안과 비교해 보장한도 등 보험계약 내용을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모자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지원 대상 확대
올해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지원 대상 확대와 보장성 강화다. 2026년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사업은 기존 산과, 소아외과계열 전문의에서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지원 대상을 넓혔다.
지원 대상 전문의는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모자의료센터 전담 전문의, 병원급 이상 소아외과·소아흉부외과·소아심장과·소아신경외과 전문의,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다.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는 권역응급센터, 권역외상센터, 소아전문센터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참여 지역의 지역응급센터 소속 전문의가 대상이다.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타과 전문의도 포함된다.
필수의료 전공의는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소속 레지던트가 지원 대상이다.
전문의 최대 18억원 보장…의료기관 보험료 부담은 없애
전문의의 경우 보장한도는 2025년 17억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높아졌다. 의료기관 자기부담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의료기관이 전문의 1인당 20만원의 보험료를 부담했지만, 올해는 국가 지원 보험료만으로 고액 배상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의료기관 부담 보험료가 없어졌다.
전문의 고액 배상보험은 의료사고 손해배상액 중 1억5000만원을 초과한 16억5000만원 부분을 보장한다. 의료기관 부담분을 포함하면 총 18억원까지 보장되는 구조다. 보험료는 전문의 1인 기준 연 175만원이며, 전액 국가가 지원한다.
전공의도 의료기관 부담 보험료가 사라졌다. 8개 필수의료과 전공의의 보장한도는 3억3000만원으로 유지되지만, 의료기관 자기부담은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국가 지원 보험료는 전공의 1인당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랐다.
전공의 고액 배상보험은 손해배상액 중 2000만원을 초과한 3억1000만원 부분을 보장한다. 수련병원 부담분을 포함하면 총 3억3000만원까지 보장된다. 수련병원이 기존에 보장한도 3억원 이상의 배상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전공의 1인 기준 30만원의 보험료 환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응급이송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3월부터 소급 적용…6월 25일부터 가입 신청
응급의료 분야에는 보험 소급 효력 특약도 적용된다.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한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가 7월 이내 고액 배상보험 가입을 완료하면, 시범사업 참여 개시일인 2026년 3월부터 보험 효력이 소급 인정된다.
경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원활한 분쟁 해결을 위한 소액배상 지원도 포함됐다. 본 보험 가입 의료인의 의료사고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별도로 지원하고, 의료사고로 형사 고소·고발되는 경우 법률 자문과 피해자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비도 지원한다.
신규 가입을 원하는 의료기관은 6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보험사에 가입신청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필수의료 전공의에 대한 보험료 환급 지원 신청도 같은 기간 진행된다. 지난해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에 가입해 갱신하는 경우에는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사업은 필수의료 수행 의료기관이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의료사고 손해배상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이므로 의료인과 환자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충분하고 신속한 의료사고 피해 회복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마련, 보험제도 정비 등 배상체계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