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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위험 산모·신생아 ‘응급실 뺑뺑이’ 막는다…전원체계 손질·의료사고 부담 완화

    모자의료 네트워크 연내 전국 확대…광주·전라 이송혁신 시범사업 3분기 전국 조기 확대

    기사입력시간 2026-05-26 14:10
    최종업데이트 2026-05-26 14:10

    제22회 국무회의 전경. (사진=청와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의 진료 지연을 줄이기 위해 권역별 모자의료 네트워크를 연내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원·이송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본다.

    분만·응급·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 배상책임 지원과 형사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추진하는 한편, 광주·전라 지역에서 시행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올해 3분기 안에 전국으로 조기 확대하기로 했다. 

    26일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응급실이 환자를 받지 못해 진료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및 응급 의료체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전원전담팀 5명→15명 확대…119·헬기 활용해 병원 간 전원 지원

    정부는 우선 권역 모자의료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별 협력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9개 권역, 12개 협력체계에서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이 운영 중이다. 정부는 협력체계가 없는 충청권, 전북권, 제주권에도 모자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해 연내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권역 내 상급기관과 분만병원 간 협력을 강화해 응급환자 발생 시 최대한 지역 안에서 수용하고,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가 가까운 곳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전원체계도 고도화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전원전담팀 인력은 기존 5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난다. 복지부는 여러 건의 전원 의뢰가 동시에 들어와도 병원을 신속하게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에는 ‘모자의료 정보시스템’도 개통한다. 기존에는 전화로 병원 1곳씩 문의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시스템을 통해 여러 병원에 동시에 전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송체계도 강화된다. 고위험·응급 분만 임산부가 병원 간 전원이 필요한 경우 119구급차가 이송을 지원하고, 장거리 이송에는 닥터헬기, 소방헬기, 군헬기 등 정부 보유 헬기를 공동 활용한다.

    119 출동 시에는 임산부가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우선 이송한다. 해당 병원에서 진료가 어렵다면 권역 모자의료센터 등 네트워크 내 협력체계를 가동하고, 권역 내 해결이 어려운 경우 중앙모자의료센터 전원전담팀과 중앙119구급상황센터가 함께 병원을 찾는다.

    부족한 전문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인력기준도 일부 완화한다. 동네 분만병원 전문의가 권역 모자의료센터 당직을 일부 맡거나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해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줄인다.

    복지부는 모자의료센터에 대해 임신 주수, 미숙아 상태, 비수도권 여부 등에 따른 건강보험 지원도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분만·응급·신생아중환자실 의료사고 부담 완화…배상책임 지원 확대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분만 등 필수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고액 배상 보험료를 지원해 의료사고 발생 시 최대 17억원까지 배상액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는 6월부터는 산과뿐 아니라 응급실과 신생아 중환자실 전문의까지 지원 대상을 넓힌다.

    의사의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도 강화한다. 지난해부터 국가 보상금액은 최대 3억원까지 확대됐고, 오는 6월부터는 신생아 뇌성마비·사망, 산모 사망뿐 아니라 산모 중증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5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되면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진의 형사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면 분만이나 응급진료 등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중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손해배상이 완료된 경우 기소를 제한하고, 기소되더라도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다.

    복지부는 법 시행 전이라도 법무부와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의료사고 사건에 대한 개선된 수사 절차를 현장에 신속히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전라 이송혁신 모델 3분기 전국 확대…‘미수용’ 막을 안전장치 마련

    정부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도 전국으로 조기 확대한다.

    광주·전라 지역에서 시행한 이송체계 혁신 모델을 올해 3분기 안에 전국으로 넓힌다. 해당 모델은 지역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 수용 원칙을 합의하고, 응급실 포화나 저빈도·고난도 질환으로 지역 내 치료 가능 병원이 없는 경우 광역상황실이 즉시 지원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이 모델이 전국 이송병원 수배와 이송·전원 통합 연계를 통해 미수용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현장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국 확대를 위해 시·도는 지역 내 의료자원 분포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이송지침을 정비한다. 복지부는 시·도별 이송지침을 점검하고, 이송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광역상황실 역할을 추가한다.

    심근경색, 외상 등 23개 중증응급질환 대응 역량을 중심으로 권역·지역응급센터 지정체계도 개편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현재 44개소에서 60여개소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 중심 중증모자의료센터 비수도권 확대…전국 6개소로 확충

    정부는 모자의료센터 체계도 재편한다. 현재 중증·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센터별 역할이 모호하고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제재가 어려워 지역별 진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는 단계별 센터 역할과 의무를 명확히 하고, 실제 진료역량과 실적을 평가해 센터를 재편한다.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기관은 상향 지정하고, 기능이 미흡한 기관은 하향하거나 지정 취소하는 방식이다.

    특히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최중증 임산부와 신생아를 진료할 수 있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현재 서울 2곳에만 있어 전국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에 각각 1곳씩 추가 지정해 단계적으로 전국 6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비수도권 권역센터 지원도 강화한다. 지역 권역센터가 은퇴 의사 등 시니어 의사를 채용하면 국가가 인건비를 지원하고, 국립대병원 산과 등의 전임교원 증원도 추진한다. 비수도권 모자의료센터부터 역할과 의무 수행에 기반한 성과 기반 사후보상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현장의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묶고 의료진의 사법적 부담을 낮춰 국민과 의료진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며 “전국의 임산부·신생아와 응급 환자들이 안전하게 이송돼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