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항암제의 승인 지속 여부에 대한 재평가 회의를 진행한 결과 6개 적응증 가운데 4개 적응증에서 승인 유지 의견이 나오며 희비가 엇갈렸다.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는 27~29일(현지시간) 가속승인을 받았지만, 확증적 임상시험(confirmatory trials)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지 못한 면역관문억제제 적응증 6가지를 재평가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재평가 대상은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삼중음성유방암과 방광암,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방광암과 위암, 간세포암,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의 간암 적응증이었다. [관련기사=美FDA, 면역항암제 가속승인 적응증 4건 자진철회 이어 6건 추가로 재평가 한다]
1일째: 티쎈트릭 삼중음성유방암 IMpassion131 실패했어도 승인 유지 권고
먼저 자문위는 27일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절제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티쎈트릭과 아브락산(nab-paclitaxel)의 병용요법에 대해 7대 2로 승인 유지에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티쎈트릭은 2019년 3월 IMpassion130 연구의 긍정적인 무진행 생존기간(PFS) 결과를 기반으로 PD-L1 양성이면서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대해 가속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시판후요구사항(PMR)인 IMpassion131 연구에서 삼중음성유방암 1차 치료에 대한 무진행생존기간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로슈 제넨텍은 고위험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티쎈트릭+카보플라틴/젬시타빈 이나 카페시타빈, 또는 위약+카보플라틴/젬시타빈으로 무작위 배정하는 IMpassion132와 같은 임상시험을 통해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티쎈트릭의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데이터를 생성에 노력하고 있다.
자문위는 IMpassion132 연구가 비록 다른 환자 집단을 등록하고 다른 항암화학요법 백본을 가지고 있지만, PD-L1을 발현하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티쎈트릭의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2일째: 방광암 1차 치료제로 티쎈트릭·키트루다 각각 단독요법에 긍정 의견
이튿날 회의에서는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제로 티쎈트릭 단독요법과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자문위는 키트루다의 가속 승인 유지에 5대 3으로, 티쎈트릭은 10대 1로 찬성했다.
키트루다는 확증 시험에서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의 이점을 보여주는데 실패했지만, 키트루다 외 치료 옵션이 없는 하위그룹 환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MSD의 추가 확증 임상시험은 2025년 중반과 2027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MSD 임상연구 부사장 피터 강(Peter Kang)은 위원회에 "펨브롤리주맙에 대한 접근성이 이 환자들에게 여전히 중요하며, 추가 확증 데이터가 나올때까지 FDA 승인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쎈트릭은 시판후요구사항(PMR)인 확증 시험 IMvigor130 연구의 최종 전체 생존기간(OS)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찬성 표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공동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충족시켰으며, 전체 생존기간(OS) 결과 데이터를 내기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이자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투표의 긍정적인 결과는 티쎈트릭이 이전에 치료되지 않은 전이성 방광암 환자들에게 상당한 미충족 요구를 채워주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줬다"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표준 치료인 항암화학요법을 견딜 수 없고 추가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3일째: 간세포암 2차 적응증에서 키트루다 승인 유지에는 찬성했지만 옵디보는 반대
마지막날 회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자문위는 키트루다의 간세포암 적응증에 대해서는 8대 0으로 가속 승인 유지를 지지했다. 반면 키트루다의 위암은 2대 6, 옵디보의 간세포암은 4대 5로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먼저 간세포암에서 자문위는 넥사바(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으로 사전 치료를 받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가속 승인 유지에 찬성했다.
키트루다의 2차 치료 단독요법은 KEYNOTE-240 연구에서 전체 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 공동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만 자문위 중 일부는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전체 생존 곡선에서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유의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향후 6개월 이내 보고될 KEYNOTE-394 연구 결과를 통해 키트루다 단독요법이 2차 치료제로 혜택이 있는지 있는 여부에 대해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같은 적응증에서 옵디보 단독요법 승인 유지에는 반대 목소리가 더 높았다. 한 위원은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며, 더 많은 데이터를 산출할 시험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혜택을 받는 개인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 인구를 위한 데이터는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지적했다.
넥사바 치료 경험이 있는 간세포암 환자에서 옵디보의 가속 승인은 CHECKMATE-040 연구의 하위그룹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CheckMate-459 연구에서 옵디보는 넥사바에 비해 전체적인 생존 혜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자문위는 이전에 2회 이상 치료를 받았음에도 질병이 진행됐고,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재발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선암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의 가속 승인도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항암화학요법과 PD-1 억제제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초기에 이미 항암화학요법을 단독으로 받은 환자가 계속해서 확장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키트루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한편 FDA는 6가지 적응증에 대해 최종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FDA는 자문위의 조언을 반드시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자문위 의견과 동일한 결정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