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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스카나겔 허가 '불법' 발견…식약처, 동아제약 특혜 의혹

    바른의료연구소, 1년간 문제제기…"허가 취소하고 담당공무원 조사하라"

    기사입력시간 2018-03-02 10:01
    최종업데이트 2018-03-02 10:5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동아제약이 판매하는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 허가 과정에서 심각한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아제약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동아제약 홈페이지
    의사들이 만든 바른의료연구소는 2017년 4월부터 식약처를 대상으로 민원 5회와 정보공개청구 1회, 감사원 감사제보 등을 시행해 11개월만에 노스카나 허가 과정의 문제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노스카나겔은 2013년 1월 식약처가 '상처 조직의 치료 후 처치(비대성·켈로이드성 흉터, 여드름 흉터, 수술 흉터)'의 효능·효과로 허가한 일반의약품(OTC)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4월 약국의 전면 유리창에 '진짜 여드름 흉터 치료제는 약국에 있습니다.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로 광고하는 포스터를 발견하고, 식약처에 허위과장광고로 민원을 제기했다. 그 결과 식약처는 7월 31일 동아제약에 의약품 광고 및 표시기재 준수사항법 위반(약사법 제56조, 제59조 및 제68조)으로 품목 판매업무정지 및 광고업무정지 1개월에 갈음한 과장금(1410만 원)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연구소는 국내에서 시판 중인 흉터치료제 중 노스카나겔만이 여드름 치료 효능·효과로 허가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동아제약이 시행한 동물실험에서는 토끼 귀에 인위적으로 생성한 비대성 흉터의 치료효과만 평가한 것이다.

    연구소는 "어떻게 사람에서 모든 유형의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허가가 났는지 그 이유를 알려달라"고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식약처 의약품심사조정과는 "해당 제품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식약처고시 제2016-120호, 2016.10.28.)' 제2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스위스의약품집'을 근거로 해당의약품이 허가됐다"라고 답변했다.

    이 조항은 제4조 제4항에서 정한 외국 의약품집 또는 이들 국가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면서 해당 국가에서 발급한 제조·판매 증명서로 확인되는 품목이면,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소는 "스위스의약품집에서 아무리 노스카나겔을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재차 민원을 내니 그때서야 스위스의약품집(제품명 Gorgonium)을 근거로 허가됐고, 현재도 스위스의약품집에서 해당 품목을 확인할 수 있다. 효능·효과 중 여드름 후 흉터를 포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어 "스위스의약품집에 등재된 Gorgonium을 근거로 노스카나겔을 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해명이 맞으려면 노스카나겔이 Gorgonium과 주성분의 규격 및 분량, 제형이 동일한 의약품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Gorgonium'은 연고고, 노스카나겔은 겔로 두 제품은 제형이 다르다"며 재차 민원을 제기했고, 식약처는 아래 사진과 같이 회신했다.
     
    사진: 스위스의약품집 수재 근거 허가 관련 민원에 대한 식약처의 답변

    연구소는 이 답변이 이전 답변과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처음 답변에서는 스위스의약품집을 근거로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받지 않고 허가했다고 했으나, 이번에는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필요한 자료제출의약품 중 새로운 제형(동일투여경로)에 따른 자료를 제출해 허가를 받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새로운 제형(동일투여경로)'을 적용하려면 이미 국내에 제형만 다른 노스카나연고(가칭) 또는 Gorgonium 연고가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제형만 달리해 노스카나겔을 허가받는 경우에나 가능하다"며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 않았고, 노스카나겔은 자료제출의약품이 아닌 신약으로 여드름 흉터 치료 효능을 가진 '새로운 효능군 의약품'에 따른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가 재차 민원을 제기하자 식약처도 "스위스의약품집에 근거해 '연고' 제형을 처음 허가받는 경우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 따라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이 아니므로 '임상시험자료 등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즉 '겔' 제형을 허가받는 경우나 동일한 자료(기원 및 개발 경위, 안전성시험자료)를 검토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연구소는 "이는 노스카나연고가 먼저 허가됐다고 가정하면 노스카나연고는 Gorgonium을 근거로 일부 자료만 제출해서 허가되고, 그 다음 단계로 가상의 노스카나연고에서 노스카나겔로 제형을 변경한다면 당연히 '동일경로의 새로운 제형'에 해당돼 임상시험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의약품 허가 주무부처의 답변이라고 볼 수 없는 아주 해괴한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가상의 노스카나연고는 말 그대로 가상의 세계에나 존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 답변을 보고 노스카나겔의 허가과정에 심각한 특혜의혹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6월 28일 감사원에 감사제보를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14일 식약처 감사담당관실에서 조사·처리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돼 제보를 이첩했다고 회신했다.

    그리고 식약처 감사담당관실은 2월 28일 "'노스카나겔' 허가 과정에 대해 전반적인 감사를 실시한 결과 스위스의약품집의 'Gorgonium(연고제)'와 제형이 다른데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25조 제1항 제4조에 따라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에서 제외해 허가·심사한 공무원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진: 노스카나겔 허가과정의 특혜의혹에 대한 식약처 감사담당관실 답변

    연구소는 "이는 결국 노스카나겔이 식약처 담당 공무원의 직무 유기로 불법 허가된 것임을 의미한다. 어떻게 의약품 허가를 관장하는 식약처 공무원이 규정을 어기고 동아제약 노스카나겔을 허가해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군다나 다른 흉터치료제에는 전혀 없는 여드름 흉터치료 효능·효과를 추가해준 것은 당연히 불법로비 의혹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정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식약처 공무원의 석연치 않은 행위로 허가된 노스카나겔은 당장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식약처 감사담당관실은 답변에서 "노스카나겔의 품목허가는 행정법의 일반원칙 및 행정절차법 제4조에 따른 신뢰보호의 원칙, 부작용 보고 등 안전성 측면, 유사제형(연고)이 해외에서 지속 판매중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품목허가 시 미제출자료 등을 제출 받아 그 결과를 검토한 뒤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는 식약처가 규정을 어기고 허가했지만,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당장 허가취소를 할 수는 없다는 의미"라며 "대형 제약사에 대한 신뢰보호만 중시하는 식약처의 이중적인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노스카나겔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당연히 식약처가 노스카나겔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적절하게 심사한 후에 허가한 것으로 믿었다"라며 "식약처는 왜 소비자들에게 신뢰보호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연구소는 "1년 여에 걸친 끈질긴 문제제기로 동아제약 노스카나겔의 허가과정에서 심각한 불법행위와 특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스카나겔의 여드름 흉터치료 효능·효과 역시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서라도 식약처가 이른 시일 내에 노스카나겔의 허가를 취소하고, 정부는 허가를 담당한 공무원의 로비의혹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