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싱가포르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체 제조 공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싱가포르에 15억 달러 규모의 ADC 제조 시설을 건설해 전 세계에 ADC 포트폴리오 공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말까지 제조 시설의 설계와 건설을 시작해 2029년부터 운영 준비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ADC 제조는 항체 생산과 항암제 및 링커 합성, 항체에 대한 약물-링커 접합, 완성된 ADC 물질 충전 등 여러 단계로 구성돼 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의 지원을 받는 이 그린필드 시설은 ADC 전체 제조 공정을 커버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첫 엔드투엔드 ADC 생산 시설이다. 제조 공정의 모든 단계를 상업적 규모로 완전히 통합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버스터 ADC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를 판매하고 있다. 엔허투는 2019년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처음 승인 받았고,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과 HER2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도 허가 받았다. 올해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신 치료 경험이 없고 다른 치료 옵션이 없는 HER2 양성 고형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종양 불문 승인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3년 미국 등 주요 시장 매출과 로열티 지분을 합해 12억8000만 달러 엔허투 매출을 기록했다. 다이이찌 산쿄와 합하면 2023년 엔허투 총 매출은 25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2년 12억50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엔허투 다음 주자인 항-TOP2 ADC 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은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 제출을 마쳤다. 올해 4분기까지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승인 시 폐암 치료제로는 처음 허가 받은 TROP2 표적 ADC가 된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현재 임상 단계 후보물질 6개와 전임상 개발 중인 다수의 후보물질을 포함해 광범위한 자체 ADC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EDB 픙 총 분(Png Cheong Boon) 청장은 "이번 그린필드 투자는 싱가포르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과 인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면서 "정밀 의약품 개발 및 제조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강화하고 싱가포르에 의미 있는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Pascal Soriot) 최고경영자(CEO)는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양한 환경에서 환자를 위해 기존 화학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보여준 ADC를 포함해 업계 최고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면서 "싱가포르는 복합 제조 분야의 우수성을 명성이 높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 국가 중 하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