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0일)과 내일(31일) 이틀에 걸쳐 중국 우한 등 후베이성에 거주중인 우리 교민 708명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중국측의 전세기 허가 지연으로 급히 비행일정 취소가 공지된 데 이어 교민들을 수용할 장소로 선정된 아산과 진천 주민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30일 주우한총영사관은 우한 내 교민들에게 긴급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3시와 오후 5시 임시 비행편에 탑승하기로 했던 분들이 오늘 오전 10시 45분까지 (우한 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한다. 오전 중에 재공지할 예정으로 공항으로 가지 말고 일단 대기해 달라"라고 했다. 중국 측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전세기 허가를 미루면서 교민들의 이동도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날 29일에는 교민 수용 지역으로 선정된 진천군 주민 200여명이 늦은 시각까지 반대 집회를 벌였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오후 10시 30분쯤 진천 덕산면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이뤄지는 집회 현장을 찾아 "여러분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득했으나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정부는 29일 중국 우한 귀국 국민 임시생활시설에 대해 외교부, 복지부, 행안부 등 관계부처들과 방역전문가들이 협의한 결과, 경찰인재개발원(아산)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진천) 2개소를 지정해 14일간 우한 교민이 머무른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을 선정했다가 장소를 선회했다.
정부는 귀국 희망 국민들의 불편과 감염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시설로 운영하는 공무원 연수원·교육원 중에서 각 시설의 수용능력, 인근지역 의료시설의 위치, 공항에서 시설간의 이동거리, 지역안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대형시설 한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귀국 희망 국민수가 처음 150여 명 수준에서 700여명으로 증가하고, 감염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인 1실(별도 화장실 포함) 방역원칙에 따라 방역통제가 가능한 시설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발열, 기침, 가래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증상이 있는 교민은 우한에 남아 치료를 받게 된다. 중국측 역시 유증상자의 이송을 절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귀국 후 공항에서 증상여부 검사 후 증상이 없는 귀국 국민들은 14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한다. 가급적 상호접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고, 개인공간을 벗어날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며 입소기간 동안 외부 출입 및 면회는 금지된다”라며 "의료진이 상시 배치돼 1일 2회 발열검사와 문진표를 작성해서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곧바로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돼 확진여부 판정 및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귀국 국민들은 14일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을 경우 보건 교육 실시 후 귀가 조치된다"고 했다.
그러나 교민 수용 과정에서 비행 허가에 이어 주민 반발을 어떻게 넘을지가 관건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교민 수용 대책에서 우왕좌왕하면서 교민들은 현지에서 더욱 불안해하고 교민이 이동할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키웠다. 바이러스 확진검사를 한 다음에 귀국조치를 하게 하는 등 보다 안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