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들이 새로운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대의원회에 대해 젊은의사들의 처우 개선과 더불어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안목을 주문했다.
전임 집행부가 저지른 과오를 벗어던지고 젊은의사들과 소통하며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의협이 젊은의사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버팀목이 되달라는 취지다.
25일 진행된 제73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젊은의사들의 대변의 장이 펼쳐졌다.
이날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공의 대의원들은 저마다 각자의 시각으로 신임 이필수 집행부와 이날 새롭게 꾸려진 대의원회를 상대로 향후 젊은의사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 신호탄은 이상훈 전공의 대의원이었다. 이 대의원은 "젊은의사들 대부분이 아직 의협과 대의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의협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물었다.
뒤 이어 조용혁 전공의 대의원과 주예찬 전공의 대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칫 전공의들의 기본적인 수련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대의원은 "공중보건의사를 마치고 현재는 전공의 신분이다. 공보의로 메르스, 전공의로 코로나19를 맞으며 느낀 점은 이 둘 직역은 이런 상황에서 굉장히 취약한 인력들이라는 것"이라며 "국가가 어려운 상황인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대화와 논의가 항상 우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예찬 대의원도 "실제로 최근 감염병과 관련해 전공의들이 강제로 차출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전공의들이) 실제 업무에 나가게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나 신체적인 후유증 등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차기 집행부는 이런 부분을 감안해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의사들의 목소리가 보다 반영될 수 있도록 의협 거버넌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용혁 전공의 대의원은 "전공의들이 의학적으로 수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회와 관련해 어떻게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지 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재 전공의 대의원 수가 적고 상대적으로 대의원 회무에 취약하다보니 전공의들이 지속적으로 취약한 노동인력 정도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성세대는 전공의 시절이 곧 지나가는 잠깐의 젊은 시기라고 생각하고 큰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된다"며 "새로운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와 공보의 등 젊은의사의 목소리를 대신해 내줄 수 있는 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의협이 이제는 의료계 입장에서 무조건적인 반대 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적절한 대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개진됐다.
서연주 전공의 대의원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 예를들어 원격의료 등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기 보단 합리적이고 논리에 바탕을 둔 대안이 마련돼야 할 때"라며 "이제는 의협이 주도적으로 먼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서 대의원은 "현재 원격의료 안에서도 비대면진료, 원격데이터 사용 등 다양한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고 전혀 정리가 되고 있지 않다"며 "신임 집행부는 이 같은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회무를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젊은의사들의 주장에 대해 신임 박성민 의장은 "젊은의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행부와 상의해 업무 환경 개선과 더불어 대의원회에서 유능한 젊은 의사들이 더욱 많이 참여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의협 내부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 관련 테스크포스(TF)에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의료계의 미래인 젊은의사들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대의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