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7일 원격의료와 의료데이터 등 관련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의학전문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의료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위원장에 임명되는가 하면,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기도 한 기업 대표가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이해상충 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정보의학위원회는 최근 의협 내 각종 태스크포스(TF)로 분산돼 있던 원격의료와 의료데이터 문제 등을 하나로 묶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원회는 총 2국으로 운영되는데 1국에선 비대면진료, 2국에서 디지털 의료와 환자정보 전송 등 문제를 맡게될 예정이다. 이외 공적전자처방전, 전자의무기록(EMR) 인증 등 사안도 다뤄진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의료환경 자체가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의협이 다뤄야 될 사안도 다각화됐다. 정권이 바뀌면서 이런 변화 속도는 앞으로도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의협 내 원격의료 대응 TF와 의학정보원 설립 준비위, 의료데이터 활용 등 분산됐던 업무를 하나로 묶어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보의학위는 원격의료 플랫폼과 전자차트 인증, 공적 전자처방 등 통합적인 의사결정과 대안 제시를 위해 발족된 것"이라며 "의협도 의료시스템 자체가 디지털과 데이터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전문성 있는 위원회를 통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위원장에 임명된 데다, 정보의학위 전문위원으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개발한 이력이 있는 에비드넷 조인산 대표가 임명되면서 일부 대의원들로부터 지적이 나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호영 전 병원장이 위원장이라는 대목이 의아하다. 굳이 얼마 전 국민적 질타를 받고 낙마한 인물을 주요한 현안들을 풀어내야 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논의 당사자인 산업계 인물도 이해상충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협은 정호영 위원장의 경우 학회를 대표해 의료정보 관련 전문성과 대관업무에 능통하다는 점에서 임명됐으며, 제대로 된 논의를 위해선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위원장은 지난 2002~2004년까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의료정보학을 연수받았으며, 2019년에는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을, 2017~2020년까지는 경북대병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북의대 의료정보학교실 주임교수 및 외과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김이연 홍보이사는 "현업 인사가 자문위원 형태로 포함된 것은 의료계가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탁상공론을 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전문위원들은 추천과 충분한 내부 인사검증을 통해 협회의 고민 방향성 등에 부합하는 인물들이며, 특정 기업의 이익 등 이해상충을 최대한 피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홍보이사는 "정호영 위원장 임명 부분도 전문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그는 대한의료정보학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정보의학계 전문가"라며 "이외 비대면진료나 의료데이터 부분 대관업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고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