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감기 환자를 주로 보는 A개원의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로 환자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 지역에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유독 더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지 않는 듯했다. 바이러스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확산되는 것으로 의심되자 환자수는 지난주보다 더 줄었다.
A원장은 "지난주보다 이번주에 더 줄었고 전반적으로 환자수가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의심환자가 오는 것이 겁이 났지만 너무 환자가 오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대로 어떻게 이번 달을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피부 미용 진료를 주로 하는 B개원의는 위급한 진료가 아니다 보니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그나마 취소 전화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환자가 전화 한 통 없고 연락도 닿지 않는 상태로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이번 달 환자수가 반토막이 날 지경에 처했다.
B원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확진환자가 다녀간 음식점, 상점 등이 줄줄이 폐쇄조치되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를 근근히 유지해도 환자가 없어 큰일이다"고 말했다.
통증 치료를 하는 C개원의는 환자가 줄면서 진료실에서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동료의사들과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환자는 줄었는데 그렇다고 환자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불러 평소 미뤄놨던 물품 정리와 청소를 하라고 잔소리만 늘었다. 처음에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에 안일하게 대처한다고 비판했지만 이제는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
C원장은 “매일 같이 온라인상에서 신종코로나 소식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동료의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지나친 경계를 하면서도 마치 지금보다 더 유행하길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치사율이 높지 않다면 차분히 지나갈 수 있다"라며 "의료계에서도 문제제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중형급 대학병원은 급한 환자 외에는 예약 취소나 예약 부도가 평소보다 15~20% 정도는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소병원은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30%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에 하나 환자가 많은 병원이더라도 감염 우려로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도 눈에 띄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에 손실보상을 한다고 했지만 확진환자 방문으로 폐쇄조치된 의료기관에 한정된 것이었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신종코로나가 무증상 감염에 잠복기가 길고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의사들 중에서도 개원의들은 막상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자, 신종코로나 사태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개원의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빨리 잠잠해지길 바란다. 이대로라면 이번달에 직원월급도 못준다. 장기적으로 가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