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지현 위원장은 6일 오후 2시 인스타라이브에서 파업 유보와 현장 복귀 결정에 대해 “단계적 파업 선언은 파업의 끝이 아니라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다시 파업 전선을 가다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내부 공지에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적으로 유보한다”라며 “다만 비상사태를 유지해 젊은의사 비대위가 추후 정부의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감시를 위해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한 부분은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위원장 신임 여부로 갈음했다. 전권을 위임받은 상태에서 막중한 책임을 개인 스스로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라며 “전공의 대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단체행동을 끌고 나가는 것은 리더의 가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의 불신임안은 부결됐으며, 박 위원장이 단체 행동 유보를 결정하면서 각 수련병원의 의견을 취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이미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4일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날치기 서명을 함으로써 단체행동을 중단했다. 의료계 목소리를 분열시키고 모든 협상의 명분이 희미해진 상태에서 단체행동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다. 내부 분열로 가는 힘든 싸움을 하는 것은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내부 분열보다 정부와의 합의가 지켜지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여러분들의 당혹감, 그리고 분노는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다. 나로써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화나는 것이 맞다"라며 "이성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했던 노력때문에 스스로 주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차분히 생각했을 때 100% 만족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의 단체행동은 의미가 있었고 큰 변화를 가져왔다. 8월 1일 대의원총회에서 단체행동을 기획했을 때 혹시 정책을 막아내기 어렵더라도 젊은의사로서,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내자는 각오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여전히 의료계를 무시하지만 지금 방송에서 전공의들에게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정책과 법안 추진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한다”라며 “대외적으로 젊은 의사들이 언제든지 의료계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대신해서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도 봤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대내적으로도 바쁜 수련환경 속에서 의료계 문제가 정치 사회문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우리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큰 성과”라며 “잘못된 정책 결정과정에서 문제제기를 한 단체행동의 원동력은 닿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탈바꿈하는 참담함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단체행동 잠시 유보하더라도 분노와 참담함을 식히고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둘러싼 문제를 혁파해 나가야 한다. 우리들의 개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많다. 날개짓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