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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약품·휴온스·얀센·화이자 잇딴 의약품 혼입사고에 소비자 불안 가중

    "식약처 모니터링 등 관리감독 부실, 사후 대처도 미흡…제약사 품질관리와 함께 제도 개선 필수"

    기사입력시간 2023-07-19 16:27
    최종업데이트 2023-07-19 16:27

    사진 = 현대미녹시딜정과 타미린서방정 비교(출처 식약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재구성)

    최근 현대약품에서 치매치료제인 타미린 서방정 포장용기에 고혈압 치료제 미녹시딜 정 라벨을 부착해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휴온스 페리슨 서방정, 얀센 콘서타 서방정, 2021년에는 화이자 리리카 캡슐, 2020년 삼일제약 슈다페드 정 등 제품 혼입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영아용인 한독 사브릴 정에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신경정신장애 의약품 성분이 미량 검출돼 영업자 회수가 진행 중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9일 의약품 혼입사고 문제를 지적하고, 제약업계의 철저한 반성과 안전하고 철저한 의약품 생산관리를 촉구했다.

    의약품 제품혼입사고는 다른 제품이 기존 제품에 같이 포장돼 있거나, 약통 안에 다른 제품이 들어가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이는 생산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사고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이 오히려 다른 병을 만들고 키우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현대약품은 타미린서방정 용기에 고혈압 치료제 현대미녹시딜정 라벨을 부착해 유통했으며,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회수 조치하고 조사 후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현대약품의 제품 혼입 사고가 발생한 치매약(타미린정), 고혈압약(현대미녹시딜정)을 비교하면, 두 약 모두 백색의 직경 6.5mm인 원형의 정제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약 표면에 새겨진 글자와 필름 코팅 유무로 구분이 가능하나, 소비자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못된 제품으로 인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결국 혼입사고시 소비자들은 모르고 약을 먹을 확률이 높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치매약인 타미린정의 부작용은 구역, 구토, 현기증, 설사, 식욕부진, 두통 등으로 나타났으며, 파킨슨증후군, 섬망 등도 보고됐다. 고혈압약인 현대미녹시딜정을 먹으려다 타미린정을 잘못 섭취하면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 이상을 발견한 약사의 빠른 보고와 회수조치로 아직까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며 "단순히 용기에 라벨을 잘못 붙인 것이 아니라 품질관리 기준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안전규칙 제48조제1항에 따르면 의약품등의 품질검사를 철저히 하고 합격한 제품만을 출고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이를 위배한 현대약품은 전 제조 업무정지 또는 해당 품목제조 업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 문제는 이 같은 혼입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는 점이다.
     
    표 = 2019년도부터 2023년 6월까지 의약품 제품혼입사고(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 2019년도부터 2023년 6월까지 식약처와 대한약사회의 자료를 토대로 의약품 제품혼입사고를 조사한 결과, 2022년 휴온스는 페리슨 용기에 타사 동일성분 제품의 혼입이 확인돼 회수·폐기 처분이 내려졌다. 같은 해 한국얀센은 콘서타 54mg의 약이 들어있는 종이박스(카톤)에서 콘서타 36mg의 약품이 나왔다. 

    식약처는 한국얀센에 용기 등 기재 사항 위반으로 콘서타서방정36mg(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등 13품목에 대해 마약류 취급업무정지 1개월에 갈음해 과징금 3270만 원을 부과했으며, 과징금대상 이외 5품목에 대해 마약류 취급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했다. 

    지난 2021년에는 화이자 리리카 캡슐25mg 용기 내 다른 용량의 제품이 발견돼 회수·폐기됐다. 화이자는 안전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안 날로부터 5일 이내에 회수계획서를 지방청장에게 제출해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아 수입 업무정지 7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삼일제약의 슈다페드 정과 하나제약의 다이세린 캡슐, 한국코러스의 아낙 정 등은 용기 안에 다른 제품이 혼입돼 회수·폐기 조치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혼입사고 제품의 회수폐기 현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식약처에 문의한 결과, '회수폐기가 종료된 이후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가 사라지고, 추가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 날짜가 지난 정보에 대한 회수폐기나 행정처분 정보는 별도로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한다. 사고가 난 제품이 무엇인지, 또 이미 판매된 제품들은 제대로 회수됐는지 일반 소비자가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을 잘못 복용해 발생한 피해를 원상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약품과 같은 의약품 제품혼입사고는 더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제약업계는 혼입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에 나서야 한다. 식약처도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것과 함께 혼입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 매뉴얼을 점검하고, 사고 발생시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