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두경부편평세포암 생존율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던 키트루다 비운의 임상이 베일을 벗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현지시각으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무어스암센터 Ezra Cohen 교수가 KEYNOTE-040 결과를 발표했다.
KEYNOTE-040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뒤 두경부암이 퍼지거나 재발한 환자를 대상에서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표준치료를 비교한 3상 임상이다.
이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전체 생존율(OS)을 19% 개선했지만 표준치료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Cohen 교수는 "이 환자집단은 초치료 후 평균 생존 기간이 7~8개월에 불과하다"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임상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일차 평가 변수는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결과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이런 참혹한 질병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에게 키트루다가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힘을 실어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백금 기반 항암 화학요법 치료 후 재발 또는 전이한 두경부편평세포암(HNSCC) 환자를 무작위로 키트루다(n=247) 또는 표준치료(n=248)군으로 나눴다. 표준치료로는 메토트렉세이트나 도세탁셀,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 중에서 연구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평균 전체 생존 기간은 키트루다군이 8.4개월로 표준치료군 7.1개월보다 약간 길었다. 그러나 PD-L1 과발현 환자만 따로 분석하면 키트루다군의 생존 기간은 더 늘었다.
모든 종양 세포에서 PD-L1 과발현이 1% 이상인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은 키트루다군 8.7개월, 표준치료군 7.1%였다. 과발현이 50% 이상인 환자에서는 키트루다군 11.6개월, 표준치료군 7.9개월로 전체 생존 기간 차이가 더 벌어졌다.
Cohen 교수는 "키트루다군의 부작용 프로파일은 모든 카테고리에서 더 나았고 표준 치료보다 독성 발생도 의미 있게 낮았다"면서 "단지 변비 발생률이 13%로 표준치료군 1%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이번 임상은 기존에 알려진 두경부암에서의 항PD 치료 효과를 다시 보여준 것"이라면서 "의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생존율을 개선한 의미있는 치료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