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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이대목동병원 사태' 후속대책으로 상시 인증평가 예고

    의료계 "지나친 규제는 효과없어…오히려 부작용만 불러"

    기사입력시간 2018-01-30 14:27
    최종업데이트 2018-01-30 14:27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보건복지부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후속 대책으로 의료기관 인증평가 항목 중 수행평가를 상시적으로 실시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에 규제가 아닌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은영 과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과 정의당 건강정치위원회가 30일 개최한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본 신생아 중환자실 제도개선 마련과 병원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장기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복지부는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다수 사망 사고에 대한 보고체계를 갖추고 신생아중환자실 감염관리 개선을 위한 세부지침을 마련했다.
     
    정 과장은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보면 의료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최상위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은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상급종합병원 평가는 병원의 중증도나 전문 과목, 전공의 비율 등 구조적인 평가를 중심으로 하면서 과정인 수행부분 평가 등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인증평가 또한 구조평가와 수행과정 평가, 결과평가로 이뤄져있다. 이때 수행 부분을 상시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소아감염학회 은병욱 보험법제이사는 정부 후속대책이 지나치게 규제 중심으로 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지나친 규제는 정책 효과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은 이사는 "이번 사건에서 의료진 개인의 책임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사건이 끝나서는 안된다"면서 "개인의 책임이 1이라고 하면, 제도적 책임이 99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가령 대형버스가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버스기사만 처벌하고 노선을 없애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도로 구조가 실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따른다고 했다. 이때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로 표지판을 개선하거나 차량의 자동정지 장치 등을 마련해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은 이사는 "이대목동병원이 영리만 추구하다 발생한 사건이라는 의혹이 많은데, 실제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병원은 없다"면서 "죄가 없는 사람만 이대목동병원에게 돌을 던지라고 하면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 이사는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매도와 의료진에게 쏠리는 비난의 화살을 우려했다. 은 이사는 "이대목동병원은 진단검사의학과·감염내과 등 전문의가 존재하고, 감염관리실도 따로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내부에서 자제 조사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경찰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은 이사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의료진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여론 재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경찰이 전공의 등에게 무리한 수사를 하고, 관련 혐의를 언론에 유포하거나 해당 교수의 얼굴을 공개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달라져야 할 것들'에 대해 발표한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이상윤 책임연구위원(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은 의료관련 감염 예방관리 체계를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의료기관의 최고경영진 혹은 관리직이 의료관련 감염 관리의 중요성과 책임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간호인력 기준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 자발적 보고에 따른 수가체계 개선, 의료관련 감염 지표 및 데이터 공개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