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조명한 연구 2개가 동시에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하나는 한국인 데이터가 포함된 리얼월드 연구 CVD-REAL 2이고, 또 하나는 심혈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대조한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임상시험 CANVAS 프로그램이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캔자스시티캠퍼스 미하일 코시보로드(Mikhail Kosiborod) 교수는 11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ACC 2018에서 아시아태평양, 중동, 북미 지역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와 다른 혈당강하제의 심혈관 결과 위험 감소 연관성을 분석한 CVD-REAL 2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시보로드 교수팀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이스라엘, 호주, 캐나다 등 6개국에서 47만 여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해 신규 SGLT-2 억제제 사용자와 다른 혈당강하제 사용 환자를 구분한 뒤 1대 1로 매칭했다. 대상자의 27%는 이미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평가변수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복합요인뿐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근경색, 뇌졸중 등 광범위한 심혈관 결과였다.
SGLT-2 억제제 군에서 사용된 약물 비중은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75%,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9%,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 8%,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4%, 애플웨이/데베르자(성분명 토포글리플로진) 3%, 루세피(성분명 루세오글리플로진) 1% 였다.
분석 결과 전체 국가에서 SGLT-2 억제제가 모든 심혈관 사건을 감소시키는 것과 연관성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혈당강하제와 비교했을 때 SGLT-2 억제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40% 줄였다.
또한 SGLT-2 억제제군에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각각 49%, 36% 감소됐고, 심근경색 19%, 뇌졸중 32% 줄었다. 이러한 결과의 방향은 각국에서 일관되게 나타났고, 결과는 여러 민감도 분석과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안정적이었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은 다른 민족 및 인종적 배경, 장기 심혈관 위험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대회 발표와 함께 ACC 공식 학회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같은날 호주 시드니대학교 젬마 피그트리 교수팀이 발표한 CANVAS 프로그램 결과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협회(AHA)가 발간하는 Circulation에 동시 게재됐다.
CANVAS 프로그램에는 심혈관 고위험군인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142명이 등록됐고, 대상자들은 무작위로 인보카나 또는 위약군에 배정, 중앙값 188주간 추적 관찰됐다. 일차평가변수는 선고된(adjudicated)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었다.
분석 결과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인보카나군에서 1000 patient-years 당 16.3으로 위약군 20.8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에 따른 일차평가변수에 차이는 없었고, 100㎎, 300㎎군 모두 18% 감소했다.
일차평가변수 발생은 심부전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39% 감소해 베이스라인에 심부전이 없었던 환자 13% 감소보다 혜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 병력이 있던 환자 중에서도 루프이뇨제를 사용한 환자의 일차평가변수 발생은 46% 줄었다.
또한 인보카나군에서는 치명적 심부전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30%,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33%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인보카나가 심부전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근거로,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의 심부전 예방 효과를 시사한다"면서 "진행중인 당뇨병 임상연구에서 추가 데이터가 확보되면 이 역할이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