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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가협상 상견례 시작..."건보 흑자 24조, 의료수가 OECD 평균 반영해달라"

    공단, 밤샘협상·가입자-공급자 소통 개선 약속…의약계, 구조 개선 및 2년 연속 흑자 건보재정 활용 촉구

    기사입력시간 2023-05-11 14:01
    최종업데이트 2023-05-11 14:16

    5월 11일 '2024 요양급여비용 계약 의약단체장 합동 간담회'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24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장이 첫 상견례를 가진 가운데 올해 수가협상은 역대급 난이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년 연속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가입자단체와 공급자단체의 동상이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의약단체들은 저마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도 아직 구성이 완료되지 못하면서 공단 역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4년 요양비용급여 계약 의약단체장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의약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이 이필수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고,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 대한조산협회 이순옥 회장 등 6개 의약단체장이 참석했으며, 공단에서는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이 참석하여 의약단체장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공단, 기존 SGR모형에 4가지 개선모형 참조…재정위 조속히 구성해 소통의 자리 마련 약속

    이날 현재룡 건보공단 이사장 직무대리는 그간 수가협상과 관련한 개선요구에 따라 수가조정률 설정의 객관적 준거가 될 수 있는 모형과 협상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 직무대리는 "이번 수가협상에는 수가조정모형을 다양화한다. 보다 객관적으로 의료계 상황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현재 SGR모형에 GDP모형 등 4가지 개선모형을 활용해 산출한 결과 값을 재정소위에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간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밤샘협상을 탈피할 수 있도록 협상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재정소위 개최 시간을 앞당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도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 직무대리는 "오늘 내일 중으로 재정운영위를 꾸려 빠른 시일 내에 공급자-가입자-공단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현재룡 직무대리는 올해 수가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2021년도와 2022년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가입자들은 보험료가 별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고, 공급자들은 수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어 금년도는 어느때보다 수가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 직무대리는 "공단은 미래세대에도 건강보험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고려하면서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 진료받을 수 있는 필수의료체계 구축, 신종 감염병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의료 인프라 유지,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수가인상이 보험료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의협, 대개협 협상 권한 반납·회원 기대 높아 부담…"어려운 의료현실 반영해야"

    대한의사협회는 이필수 회장이 오랜 단식으로 몸 상태가 회복되지 못함에 따라 김봉천 기획부회장(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이 대신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는 의협 내부적으로나, 저 개인적으로도 많은 고민 속에서 어렵게 나온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지난 2년 동안 의협으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협상 권한을 반납했고, 협회 최고 의결기구인 의협 대의원회가 제7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올해 수가협상에서 최소 5% 이상의 결과물을 얻어 내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의료사고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발표됐지만, 의료현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는 현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이는 필수의료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오늘부터 논의되는 수가협상에 회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전했다.

    그는 "공단에서 제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협상은 통보가 아니어야 한다"며 "제가 마지막 협상단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병협 "약 24조원 달하는 누적 건보재정 활용해야…전향적 협력 지원 당부"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일상의료체계로의 전환으로 병원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병원은 여전히 의료수입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 지난해부터 물가급등과 경기침체라는 경제적으로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회장은 "한편 건강보험재정은 계속된 흑자로 약 24조원에 달하는 안정된 누적 재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필수 보건 인프라 구축과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 등에 대한 상시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적극적인 재정 운영을 통해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자인 공단이 모든 국민의 의료공백이 없도록 의료 이용의 다양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국가 차원의 보건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공급자의 참여와 긍정적 역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향적인 협력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