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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바이오시밀러 허브 역할 기대"

    유럽 의사들도 바이오시밀러 주목…활성화 위해 규제완화 등 필요

    기사입력시간 2018-05-10 16:10
    최종업데이트 2018-05-10 16:10

    사진: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이 향후 바이오시밀러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대학 교육 과정의 뒷받침과 허가 심사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IO KOREA 2018의 컨퍼런스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 세션을 진행했다. 이 세션에서는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새로운 비즈니스 관점에서 조명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졋다.

    벨기에 겐트대학교병원 장 폴 데즐리페르(Jean Paul Deslypere) 교수는 '비용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동향' 주제발표에서 "생물학적 제제는 점점 더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비싸기때문에 보건의료시스템 상 부담이 늘고 있다. 특히 종양학 분야에서 생물학적 제제가 급속히 늘고 있고 암 유병율도 늘면서 사회보장시스템의 비용 부담도 증가한다"면서 "서유럽쪽에서는 사회보장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바이오시밀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데즐리페르 교수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유럽이 선도적인 입장으로 실제 시장에서의 적용을 봐도 상당한 우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으며, 기존 환자들에게도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잠재적으로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예측해보면, 4년 뒤에는 거의 500억 유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그러나 유럽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접근성이 아직 중간 정도로 이 부분에서 아직까지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데즐리페르 교수 발표에 따르면 유럽에서도 국가별 치료 영역별 바이오시밀러 사용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프랑스나 남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접근이 용이하지만 러시아나 동유럽 쪽은 아직 그렇지 않다.
     
    사진: 데즐리페르 교수의 발표 슬라이드

    예를들어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같은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덴마크와 폴란드에서는 시장 접근율이 80~90%로 매우 높지만 벨기에 아일랜드, 로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지역에서는 10% 미만으로 매우 낮다.

    데즐리페르 교수는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로 많이 스위치되고 있다. 스위치는 제네릭에서 매우 익숙한 내용으로 벨기에에서는 약국 수준에서 제네릭을 대체할 수 있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아직은 조금 주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서서히 더 널리 수용되고 있고, 이제는 의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스위칭하는 것은 결국 비용절감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비용 부담 측면에서 유럽의 다양한 학회들이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빨리 출시되길 희망하고 있고, 여러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다"며 "스페인종양학회는 모든 환자의 이익을 위해 바이오시밀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도 지난달 20일 바이오시밀러 관련 특집 기사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데즐리페르 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한 토론세션에서 연자 및 패널들은 한국이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영국 피네스 솔루션즈(Finesse Solutions)존 모이스(John Moys) 이사는 "지난 10~15년에 걸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고, 한국 시장은 성숙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한국 바이오시밀러가 확산되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 싸토리우스(Sartorius Stedim Cellca) 휴고 데윗(Hugo DeWit) 상무는 "셀트리온의 경우 최초로 미국과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했고, 한국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이 강력한 포지셔닝을 통해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 김진우 대표는 "한국이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라 생각한다"면서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좋은 인재풀을 개발하면서 인적 자원의 가용성이 높고, 산업용수의 수질이 굉장히 좋으면서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점 등 3가지 요소가 한국 진출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방규호 교수는 "한국의 기존 제약사들은 전통적인 케미컬을 바탕으로 기업을 일으켰기때문에 한국 바이오시밀러는 전통 제약사 기반으로 활성화돼있지 않다"며 "그러나 세대가 변하고 2세대, 3세대로 최고경영자가 바뀌면서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바이오 관련 시장을 한국이 점령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윗 상무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략 관련 퍼스트무버의 혜택을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을 위해서는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는데, 환자와 의사 측면도 있지만, 브랜딩과 마케팅 능력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최초가 되는 것은 마케팅에서 굉장히 많은 이점을 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모이스 이사는 "대학이 생명과학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전자와 반도체를 주로 주력으로 햇던 아일랜드의 경우에도 교육 시스템상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 부분을 따라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현재 어느 정도 따라잡으면서 다양한 인재가 산업에 공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걸리고 있다. 대학에서 건강한 라이프사이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허가 심사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면서 "현재는 동일한 방비로 동일하게 생산한다 하더라도 제조소의 위치가 바뀌면 다시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 양이 상당하다. 유럽 국가들은 질 위험 관리를 통해 어떤 부분이 변경됐고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만 밝히면 위치 변경에 대한 동등성 자료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허가심사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제조처 변경 관련 세부적인 규정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M바이오 손진법 이사는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인 우수성과 빠른 결정을 통해 빠른 성공을 해왔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있다"며 "동일한 질 유지를 위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안정적인 생산 공급 과정(supply chain)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시스템으로 잘 구축해야 진정한 글로벌 빅 플레이어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