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격의료학회 비대면진료 심포지엄
①시대적 흐름, 환자 편의성과 미래의학으로 접근
②포스트 코로나 앞두고 산업계도 수익성 등 고민
③30년간 시범사업·법안 폐기 반복 아닌 이제는 법제화
①시대적 흐름, 환자 편의성과 미래의학으로 접근
②포스트 코로나 앞두고 산업계도 수익성 등 고민
③30년간 시범사업·법안 폐기 반복 아닌 이제는 법제화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시대에 한층 가까워진 원격의료에 대한 도입 논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려되고 있는 쟁점을 하나씩 해소하면서 원격의료가 국내 일차진료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래의학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특히 대학병원과 동네의원이 각자 다른 역할을 통해 원격의료를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원격의료학회는 31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비대면진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대학병원, 도서지역 의료지원·중환자실 원격 모니터링 등 역할 맡아야"
이날 심포지엄에선 오진의 위험과 의료사고의 법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대형병원 쏠림 등 쟁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원격의료 제도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남종 원장은 "원격의료는 환자 입장에서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의사 입장에선 아직 오진과 의료사고 등의 법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오래걸리는 반면 수익성도 별로라는 인식이 많다. 인프라 구성 비용도 많이 들고 상대적으로 플랫폼 사업자에 의사들이 종속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쟁점을 설명했다.
미래의료협동조합 정환보 이사장도 "환자의 증상 설명이라는 주관적인 소견에 의해서만 처방이 이뤄져야 하다 보니 애매한 경우가 많다. 원치 않는 처방이 이뤄지면 일방적으로 환자가 진료를 최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남종 원장은 원격의료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원격의료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도 빠르게 고민해야 한다는 봤다.
백 원장은 "이미 대학병원과 개원가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산업적 접근보단 환자 편의성과 미래의학으로 접근하면서 영리화 우려를 해소하고 취약계층부터, 만성질환 모니터링, 단순처방, 정신건강, 공공의료 순으로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원가와 대학병원이 원격의료에 있어 맡아야 될 역할이 다르다. 미국 머시 버츄얼(Mercy Virtual)처럼 의사가 모자란 지역이나 응급실 모니터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델을 대학병원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외 개인정보 보호와 수가 지원 문제, 가치기반의 지불제도 변화 등이 모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아청소년 원격진료 특수성 고려돼야…의료데이터 활용도 관건
향후 소아청소년에서의 원격진료 방향성도 제언됐다. 소아청소년 원격진료의 경우 보호자가 전달하는 정보만으로 아이의 상태를 알기 힘든 경우가 많은 특수성 등이 있어 현장에서 고려해야 될 점이 많다.
실제로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은 이 같은 특수성을 고려해 소아청소년 원격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우아닥터'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직접 만든 앱인 우아닥터는 원격의료를 원하는 환자가 이상반응이 있을 때 증상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상담센터를 연결해주고 넓은 범용성을 최대 장점으로 한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은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에서의 비대면진료는 고려해야 되는 점들이 많다. 아이의 연령이 어릴수록 비대면 진료만으론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거주지 인근 조제 약국에서 소아약이 충분히 구비돼 있지 않거나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소청과 비대면진료 시 과연 상담만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 해소가 가능한지와 간단한 약 처방만으로 해결이 가능한 상황인지 고려해야 한다"며 "아이가 특수한 질병이나 상황에 처해있지 않은가 적절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헬스케어 최낙천 대표는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의료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KB헬스케어는 건강정보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연계서비스로 맞춤화된 연결을 목표로 하는 건강관리 플랫폼 '오케어'를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의료영역 발전 방향의 핵심은 데이터다. 실시간 전자의무기록 데이터가 원격의료에 연결되고 과거 병력과 검진, 진료내용이 실시간으로 해석돼 요약 버전이 의사들에게 제공된다면 비대면진료의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의료마이데이터 활성화로 인해 비대면진료가 늘어나야 한다. 현재 일차의료 게이터키퍼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비어있는 상황인데, 원격의료가 단순히 코로나의 대안이나 편리성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체계에서 일차의료 게이터키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