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25일 3시간 가까운 논의를 진행하면서 내년도 수가협상 추가재정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위 '벤딩'이라 불리는 추가재정분이 결정된 만큼 앞으로 공급자단체와 공단 간 수가협상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직장·지역 가입자대표와 공단 등 공익대표들로 구성된 재정위는 정회하는 시간도 가지며 예년보다 긴 논의를 진행했다. 그만큼 벤딩을 결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가 끝난 후 건보공단 급여관리실 고영 실장은 "이번 협상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고민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공단은 수가협상에 필요한 환산지수 관련 자료들을 꼼꼼하게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고, 가입자들도 어느 때보다 꼼꼼히 듣고 관련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
고 실장은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치고 공급자단체에게 수치를 제시할 조정률을 정했다"며 "정해진 벤딩을 가지고 나름대로 유형별로 고심해 앞으로 남은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고 실장은 공급자단체가 원하는 벤딩 폭 공개는 이번에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 공단이 벤딩과 관련해 재량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해 고 실장은 "가입자단체가 바로 줄 것 같지는 않다”며 "과정을 지켜보며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 실시로 인해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공급자단체들은 벤딩 폭이 예년보다 크게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추가재정분이 8234억원, 평균 수가인상률은 2.28%였다. 현재 공급자단체들은 건보재정 자연증가분과 문 케어 등 실시에 따라 벤딩이 1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까지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재정운영위가 3시간 가까운 논의를 했다는 것은 공단이 공급자단체의 어려운 현실을 가입자단체에게 설명하며, 보다 벤딩 폭을 높게 책정하려는 설득의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적정수가와 수가인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은 만큼 예년보다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날 재정운영위 종료 후 복지부 정경실 과장은 "환산지수 수가협상은 적정수가 개념이 아니다"라고 재차 발언했으며, 가입자대표 중 한 명도 문 케어를 비난하고 반대 집회를 하는 등의 의협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