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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또' 코로나19 진료 전공의 강제 차출, 이번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25일부터 성남 생활치료센터 강제 근무 지시...비용 후려치기에 수련 불이익, 남은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은 그대로"

    기사입력시간 2021-04-17 21:25
    최종업데이트 2021-04-18 23: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오는 25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생활치료센터에서 전공의 본인들의 동의 없이 강제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차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거센 반발이 예고된다. 

    17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대전협은 18일 저녁 이사회를 열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의 생활치료센터 강제 차출과 관련한 안건에 대해 논의한다.  

    전공의들의 코로나19 진료 강제 차출 논란은 지난해 다수의 병원들의 사례는 물론 수련 규정 입법예고 때 크게 불거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29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기관에서 전공의 근무가 가능하도록 겸직을 허용하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당시 전공의들의 강제 차출 허용 논란이 있었지만, 복지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복지부는 "전공의 겸직은 본인의 의사와 수련병원장의 허가가 전제돼야 이뤄질 수 있다"며 "전공의 겸직 금지 허용의 개정내용이 전공의 강제차출 목적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복지부, 코로나19 진료에 전공의 강제 동원 아니야…"본인의사 반영하고 근로계약서 작성"]

    하지만 이번에 본인들의 동의없이 강제 차출이 이어지면서 전공의들이 크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 관계자는 “지난해 복지부에 강력하게 주장했던 내용은 코로나19 진료 지원은 반드시 전공의들의 사전동의가 필수라는 내용이었다”라며 “사전 동의가 전혀 없이 전공의들에게 성남 생활치료센터 근무 일정과 당직 일정을 짤 것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진료는 별도의 수련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도 전공의들의 반발 이유다. 서울의료원 등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전공의들은 코로나19 환자 진료로 해당 진료과의 수련시간이 부족하자 다른 병원으로 파견을 나가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는 아직 수련평가위원회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코로나19 진료에 강제로 차출되면 수련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고 수련평가위원회에서 재논의해야 할 수 있다. 이번 서울대병원 강제 차출건 역시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아 전공의들이 선의로 지원을 나간다 하더라도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전공의들이 강제로 차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활치료센터에 일반의를 채용하면 하루 수당이 약50만원이지만 전공의는 17만원으로 공지됐다. 그만큼 전공의들이 생활치료센터 진료 외에도 당직까지 하면 의료진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과 복지부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공의들에게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의 의견을 물어본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당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이 생활치료센터에 파견을 가기도 했지만 여유가 있는 인력에 한해서였고, 소아청소년과 외에 다른 진료과는 모두 인력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특히 이번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강제로 차출된다 하더라도 당직이나 외래 진료, 신생아중환자실 당직 모두 유지하는 조건이라는 단서가 달렸다. 소아청소년과는 올해 서울대병원만 전공의 정원을 겨우 채우고 전국적으로 전공의 지원율 29.7%에 그친 대표적인 기피과다.  

    대전협 관계자는 “25일부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생활치료센터에서 파견을 가야 한다는 이유로 공백이 생기지 않게 당직을 잘 백업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만큼 파견 나가는 전공의들은 물론 남은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생활치료센터에 전공의가 파견을 나가면 해열제, 소화제 처방 등 소아청소년과 수련과 전혀 상관없는 진료를 해야 한다. 혹시라도 당직 중에 응급상황이 생긴다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라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수련을 위해 배우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비용을 후려치려고 하는 것이 전공의 강제차출의 근본요인이라고 본다"라며 "전공의들의 수당이 일반의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면 위험수당이 전혀 책정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전공의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나 생활치료센터 근무 이후 자가격리에 대한 별도의 안내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전협은 이사회를 통해 전공의들의 강제 차출이 부당한다는 의견을 서울대병원 내부는 물론 복지부와 수련평가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