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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 첫 국민참여 의료혁신위 토론회 열렸지만…결론은 또 "의사인력 부족"

    의료혁신위 “지역은 대학병원도 교수 못 구해 돌릴 의사 없어”…인력공유제·공동당직제·지역의사제 등 대안 제시

    기사입력시간 2026-07-05 21:34
    최종업데이트 2026-07-05 22:58

    (왼쪽부터) 의료혁신위원회 정기현 위원장, 조승연 위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의료혁신 시민패널 공론화 토론회가 처음으로 개최된 가운데 지역·필수의료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 분산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의료혁신위원회와 시민패널들은 지역 병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가 필요하며 공공의대, 의대정원 확대는 기간이 오래걸리는 만큼 수도권 의료인력의 지역 순환근무, 상급병원과 지역 병원 간 인력 공유 체계 등 단기간 대책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보건복지부와 의료혁신위원회는 4~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지역·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공론화 숙의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국민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의료혁신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토론회에 참여한 의료혁신 시민패널은 성별,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된 300명의 국민대표 참여단이다. 시민패널은 지역의료의 최소 보장 범위와 지역병원 이용 조건, 지역·필수의료 공급 방식 등을 논의했으며, 그 결과는 향후 의료혁신 정책 논의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의료혁신위원회 조승연 위원은 “결국 제일 문제는 인력 문제”라며 “지역은 대학병원도 교수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돌릴 의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우리나라 병원 이용량과 병상 수는 OECD 평균의 3배 수준인 반면, 의사 인력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며 “단순 계산만 해도 의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진료 부담이 큰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원 영월 지역 사례를 들며 “250병상 규모 종합병원이 있음에도 영월 지역 입원환자의 80%가 외지로 나가고 있다”며 “대단히 어려운 질환이 아니라 지역 의료원에 의사만 조금 더 있으면 충분히 치료 가능한 환자들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료혁신위는 장기 대책으로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다만 조 위원은 “이 같은 제도가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인력 문제가 해결되고 교수들이 순환하는 제도가 정착된다면 지역 의료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대안으로는 인력공유제와 공동당직제가 언급됐다. 의료혁신위원회 정기현 위원장은 “서울 대학병원 의사가 지역 병원에서도 근무할 수 있도록 두 기관 근무를 인정하는 인력공유제를 논의했다”며 “지역 내에서는 한 병원 의사가 계속 당직을 설 수 없기 때문에 지역 의사들이 함께 당직을 나누는 공동당직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 같은 제도는 정부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동의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현재 그런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진의 역량에 대한 인식도 짚었다. 조 위원은 “서울 대형병원 의사가 지역 의사보다 무조건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에서 흔한 질환은 지역 의사들이 훨씬 많이 경험했을 수 있고, 반대로 1년에 한두 명 발생하는 희귀·고난도 질환은 서울 대형병원 전문의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과 인구 분포에 맞는 적절한 의료를 제공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인력의 지방 분산을 위한 실제 대책으로는 공공임상교수제,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시니어 의사 활용, 수도권 의사의 지방 파견·교육, 지역 내 공동당직제, 상급병원과 지역 병원 간 의뢰·회송 네트워크 강화 등이 제안됐다.
     
    지역·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공론화 숙의토론회 전경  사진=보건복지부 유튜브 갈무리

    시민패널들도 의료인력 확보와 분산을 지역 의료 회복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여러 조에서 “전문의와 의료진의 높은 역량”, “전문의·의료진 인력 확보”, “지역의사제 상시화”, “시니어 의사 활용”, “지방 순회근무제 도입”, “의대 졸업 후 의사 부족 지역 의무근무 제도화” 등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일부 시민패널은 의사 부족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를 2~5년 범위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역 의료진이 지방에 정착할 수 있도록 추가 수당, 주거·교육 지원, 근무환경 개선, 지역 수가 가산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간호인력 부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의료혁신위원회 정유미 위원은 “환자를 돌보는 일은 의사 한 직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의료 직종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지방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인력도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40~5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만큼 간호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패널들은 지역 의료 최소 공급 범위와 관련해 시군구 안에서는 기본 진료와 야간·휴일 진료, 24시간 응급실,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질환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고 봤다. 인근 시군구 진료권에서는 입원과 맹장 등 일반 수술, 광역 시도 단위에서는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병원을 믿고 이용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의료진 역량과 인력 확보 외에도 최신 장비와 시설 인프라, 표준화된 진료 품질, 상급병원 의뢰·회송·이송 네트워크, 치료 후 사후관리 체계 등이 제시됐다.

    의료혁신위는 향후 시민패널 의견을 토대로 지역·필수의료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의료혁신위원회는 정부 정책에 단순히 말을 얹는 조직이 아니라 의료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는 곳”이라며 “국민들이 무엇을 불안해하는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