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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병원 간호사 66% "병원이 의사 업무까지 요구"

    간협 '중소병원 간호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연장근무 수당 미지급∙휴게시간 미준수 등 근로환경 열악

    기사입력시간 2021-10-05 22:27
    최종업데이트 2021-10-05 22:27

    자료=대한간호협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5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66%가 의사의 업무를 대체하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연장근무 수당도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시간 근무 중 1시간 휴게시간을 갖도록 한 근로기준법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5일 대한간호협회가 고질적인 중소병원 간호사 부족 문제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5월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1만4208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66.2%가 일부 의사 업무까지 하도록 요구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술부위 소독∙관리 등 의사 대신 수행...간무사∙응급구조사가 간호사 업무 대신하기도

    의료기관 종별로는 종합병원이 70.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병원(66.5%), 전문병원(66.6%), 요양병원(58.9%) 순이었다.

    환자 수술 부위 소독과 관리 등 침습적 의료시술 등은 의사 업무임에도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가 부족한 의사를 대신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요양병원 등에서는 의사가 발부해야하는 처방전도 간호사가 의사 ID를 이용해 처방하고 있었다.

    간호조무사 및 응급구조사가 간호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도 50.9%로 절반을 넘었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나 응급구조사에게 간호사 업무를 대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연장근무 수당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었다.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8시간을 넘게 일할 경우 연장근무 수당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소병원 간호사 10명 중 7명은 인수인계 후 하루 평균 최대 2시간의 연장근무를 함에도 절반가량이 연장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휴일에 근무하면 받아야 할 휴일근무수당도 3교대 근무 특성상 외면당하고 있다. A 간호사는 “업무 인수인계 후 남은 일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업무량 과다가 아니라 개인의 업무역량 부족으로 폄하해 연장근무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휴식시간 부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10명 중 4명(41.6%)은 근무 중 식사시간을 포함한 휴식시간이 15~30분 미만이었고, 15분 미만도 33.1%에 달했다. 결국 간호사 10명 중 7명(74.7%)는 법정 휴식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휴게장소 역시 병원내에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응답이 61.2%였고, 남녀탈의실조차 구분없이 사용하는 경우(12.1%)도 있었다.
     

    인력부족 탓 육아휴직 사용도 눈치보여...대부분 병원서 프리셉터 제도 외면

    특히 중소병원은 임신과 출산 등 모성보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간호사(12주 이내와 36주 이상)들은 병원내 근무 시간 조정(야근 금지, 하루 2시간 단축 근무)이 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24.3%에달했다.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힘들다는 답변은 23%, 육아휴직 기간을 1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단 답변도 30%나 됐다. 이는 간호사가 육아휴직을 하면 대체간호사 투입이 안 되는 경우가 절반(54%)을 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간호사의 병원생활과 간호업무 적응을 돕기 위한 멘토인 프리셉터(임상실무 지도간호사) 운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요양병원(82.9%), 병원(68.3%), 전문병원(62.2%) 등 대다수 병원들이 프리셉터 제도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병원 신규간호사의 경우 입사 후 병동 3년차 간호사로부터 기본적 업무설명만 듣고 이틀 만에 바로 환자를 담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인수인계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심적 부담과 두려움으로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직하는 경우도 잦았다.

    중소병원은 일반병동에서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평균 25~3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간호사 담당 환자 수 과다는 중소병원 간호사 이∙퇴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간협은 “간호사 배치기준이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 허가병상 수로 규정돼 있는데 일본이나 미국처럼 간호사 1인이 실제 담당하는 환자 수로 개정해야 한다”며 “법정 간호사 기준을 지키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해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들도 개선방안으로 간호사 1명당 환자 수 적정성 검토와 간호사 업무의 명확한 규정, 적정한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간호사들이 간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호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간호 이외의 업무 강요를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하는 한편, 간호사의 법정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탈의실 등 휴식공간 마련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중소병원 간호사들의 휴일수당 및 시간외 수당에 대한 규정과 지침을 마련하고, 신규간호사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도록 교육전담간호사 등에 대한 적정 보상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