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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백혈병 치료 아무리 잘해도 절반은 재발·합병증…이식 전 반드시 최적 항암치료 필요"

[인터뷰] 김희제 교수 "최근 5년간 FDA 신약 잇딴 허가에도 국내 신약 도입 더뎌...심평원 암질심 구조 변경 촉구"

기사입력시간 23-01-25 06:35
최종업데이트 23-01-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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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희제 교수(서울성모혈액병원 진료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백혈병 중 급성골수백혈병의 경우 발견시 사실상 고형암 4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도 높은 초기 치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부작용 문제가 심각하며, 특히 고령환자에서는 약물 독성으로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한다.

수년 전 미국, 유럽 등에서는 초기 치료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부작용을 낮춘 신약이 속속 나왔는데 국내에는 도입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 약물 접근성에 한계가 존재했다.

최근 한독이 글로벌 바이오기업 재즈 파마슈티컬로부터 빅시오스(성분명 다우노루비신+시타라빈)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고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백혈병 치료 권위자인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희제 교수(서울성모혈액병원 진료위원장)를 만나 급성골수백혈병에 대한 증상과 치료방법, 신약과 국내 도입의 의의, 급여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Q.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흔히 말하는 백혈병과 다른 질환인지 궁금하다. 질환 특성과 진행 양상, 유병률 등을 소개해달라.

백혈병은 백혈구가 쓸데 없이 과다하게 증식해서 발병하는 것이다. 뼈 안 골수에서 혈액이 생성되는데, 혈액 성분 중 백혈구만 과도하게 생성돼 정상적인 세포들이 나오지 않고 제 기능을 못하면서, 혈소판 감소, 출혈, 면역기능 저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광의의 개념으로 세포 분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형태에 따라 골수와 림프로 구분짓는다. 말그대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서서히 진행하고 '글리벡'이라는 오리지널 약물이 있어 급성 대비 치료하기가 수월하다. 급성은 1~2개월 사이에 환자 상태가 급변하며, 고형암으로 보면 사실상 발견시기는 4기에 해당되고 전신에 감염과 침습에 의한 장기훼손,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존율도 의료기관에 따라 25~40% 정도고 선진국도 30%에 그친다. 서양은 악성림프종계열이 많이 발병하지만 국내는 골수성이 많은 편이다.

아직까지 국내 유병률이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국립암센터가 암학회지를 통해서 보고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5.4~5.7명정도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전체를 파악한 수치는 아니며 급성과 만성도 구분되지 않아 부정확하다. 

Q.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

소아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항암만으로도 90% 완치가 가능하지만, 성인은 계속 재발이 가능하다. 성인 치료과정을 보면, 앞서 말했듯 고형암 4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항암화학요법인 관해유도요법을 강도 높게 진행해야 한다. 관해요법 시행 후 보통 조 단위의 암세포가 억 단위로 줄어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가 되며, 3~6개월 정도는 완치됐다고 생각할 정도로 증상이 좋아지지만 이후에는 다시 악화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1~2번 시도해서 관해가 안 되는 환자는 '불응성'으로 보는데 사실상 6개월~1년 안에 90% 이상이 사망한다. 

관해요법 이후 공고요법을 한다. 이는 관해 유도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최대로 시간을 벌어서 최종치료방법인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연결하기 위해 시행한다. 미국, 유럽 등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평균 2번 이뤄진다. 마지막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이뤄지면 급성골수성 백혈병 치료가 완료된다. 다만 10~20%에 해당되는 급성전골수성백혈병(APL, M3)은 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고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치가 되기도 한다. 또는 일부 타입은 예후가 좋으면 동종이식이 아니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하기도 한다. 

Q. 조혈모세포이식을 해야 완치가 되는데도, 항암화학요법이 중요한 이유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중 치료가 가장 잘 되는 조건은 30~40대 젊은 연령이면서 1차치료인 완전관해가 잘 됐고, 이후 가족 공여자로부터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기 5년 이상 생존율은 55%에 그친다. 즉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45%는 재발을 하거나 합병증 때문에 실패하며, 조혈모세포이식도 숙주병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이 존재한다. 즉 이식 전까지 약 6~8개월간 합병증 발생과 사망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치료제다.

문제는 지난 50여년간 이어져온 관해요법 치료제들은 효능이 센 만큼 독성도 많았다는 점이다. 젊은 사람들도 견디기 어려울정도로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노인환자들은 사용이 어려웠다. 또한 골수 생성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정상세포도 차단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폐렴, 감염증 등이 심해져 사망할 확률도 30%나 된다.

Q. 다행인 것은 최근 2~3년 사이에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부작용이 낮아지고 고령환자의 치료도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최근 2~3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신약은 진행이 빨라 관해가 되지 않거나 관해되도 바로 재발하는 FLT3-ITD/TKD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도입된 것이다. 급성이 100배 빠르다면 FLT3 변이 양성인 환자는 1만배 빠른 속도로 진행됐는데, 이제는 이들 환자도 조혈모이식까지 버틸 수 있는 '가교 역할' 치료제가 개발된 것이다. 

또한 독성을 줄여 60~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등장한 것도 큰 변화이자 장점이다. 표적치료제 하나를 중점으로 기존 치료제나 새로운 치료제 등과 병합해 효과는 더 좋게 하면서 독성을 낮추는 3제, 혹은 4제 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중 하나가 빅시오스고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오랜기간 사용하면서 좋은 결과들이 학회를 통해 발표되고 있다.

빅시오스는 관해유도 치료제 중 다우노루비신, 시타라빈 성분을 최적을 비율로 조합해 효능을 높이면서도 독성을 낮춘 약물이다. 리포좀(Liposome) 제형의 약물전달기술(Drug Delivery Technology)을 적용해 약효가 집중적으로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종양세포 사멸에 가장 큰 시너지를 보이는 1:5 몰비로 구성된 약물이 리포좀으로 둘러쌓여 있어 투약 24시간 후에도 1:5 몰비를 유지한 상태로 골수세포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은 물론 특히 고형암 치료 과정에서 방사선에 노출돼 발생하는 '새로 진단받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에도 적응증이 있다. t-AML은 염색체나 유전자 변형이 많아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했는데 이들 환자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기존 7+3요법(Cytarabine과 Daunorubicine 표준 복합 요법)과 빅시오스의 비교 임상(head to head) 결과, 고위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t-AML, AML-MRC)의 전체 생존기간(OS)을 연장시켰다. 그간 국내 도입이 안 됐는데, 최근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해 올해부터는 국내 환자들도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다 빠른 환자 적용을 위해서 한독이 적극적으로 환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혈액암협회와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접근성 지원은 물론 한국인 대상 별도 임상시험이 없는만큼 임상현장 빅데이터(리얼월드데이터)를 장기간 추적 관찰(모니터링)도 이어가야 한다.

Q. 빅시오스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잇따라 급성백혈병 관련 신약들을 10개 승인해 수년간 사용 중임에도, 국내는 매우 늦게 도입됐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또 어떤 정책적·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지 궁금하다.

이미 해외에서 수년간 사용하면서 가이드라인 상 기본 치료제(1차 치료제)로 적용된 약제들도 국내에는 못쓰는 경우가 많다. NGS 등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맞춤형 의약품을 파악할 수 있는데도 정작 약이 없어 쓰지 못하는 상황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다. 국내 제약사들이 혈액암에 대한 연구개발에 더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해 나가야 한다.

혈액암을 보는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연구개발 부족 보다 더 큰 장벽은 고형암과 달리 제도권에서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의 유연한 제도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형암은 1기부터 4기, 5기까지 있지만 혈액암은 발병하면 바로 말기이므로 이미 검증이 된 치료제는 도입과 보험급여에 더욱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급여 적용 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 심의 과정을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실제 현재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위원 구성을 보면, 30명 중 고형암 전문의가 26명, 혈액암 전문의가 4명뿐이다. 혈액암 의사들이 고형암 치료제를 잘 알 수 없듯이 고형암을 보는 의사 역시 혈액암에 대해서 모른다. 특히 백혈병은 치료 시기가 중요한데 시의적절하게 신약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10년간 지적했음에도 고쳐지지 않아 안타깝다. 각 암종의 특성을 반영해 분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할 때다.

치료제 도입은 물론 건강검진에서도 혈액암 분야가 소외되고 있다. 앞부분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대부분 혈액암 환자들이 말기(4기)고, 암센터에서도 환자 집계를 다 못한다. 국가건강검진체계가 잘 잡혀있고 암검진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나, 혈액검사에서는 혈색소, 헤모글로빈, 백혈구 분획 등을 보지 않고 있어 혈액암을 걸러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백혈병이 심해져 간, 폐 등 큰 장기 침습으로 망가지기 전까지 모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