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약품 '선급여후평가' 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업을 통해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강희정 실장은 19일 전문지기자 대상 브리핑을 실시하고 이와 같이 말했다. 의약품 허가와 동시에 급여를 실시하고, 사후평가를 통해 약가를 조정하는 선급여후평가 대한 심평원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다수 제약사는 우리나라 신약 등재소요기간이 평균 2년 정도라고 말하며, 너무 오래걸린다고 평가하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고시 기준으로 결정신청 이후 제약사 보완기간까지 포함한 심평원 평가기간은 평균 185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약처 허가부터 제약사 결정신청까지는 평균 178일이 소요되며 제약사 보완 등을 거치면 기간은 더 길어진다. 결국 1년 이상, 2년에 가까운 기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강 실장은 "제약산업계와 전문학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는 선등재후평가 제도는 정부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논의나 합의가 진행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심평원은 제약사 보완으로 인한 지연을 줄이고 제출 자료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등재소요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선등재 이후 경제성평가와 결과의 적용방법, 평가결과에 대한 제약사 수용과 환자보호장치 마련 등 구체적 구현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심평원은 희귀난치의약품과 관련한 선급여후평가 제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 실장은 "환자접근성 향상과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등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관 차원에서 노력은 하고 있으나, 국민이 체감하는 효과는 다소 미약하다"며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한 방법론을 마련해 정부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간암치료제 리피오돌은 퇴장방지의약품에서 제외됐으며, 현재 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리피오돌은 전 세계 독점 의약품으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 질서가 흔들리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연간 간암시술은 1만 6000건 정도로, 해외 시장에 비하면 작은 편에 속하며, 상대적으로 (리피오돌) 가격도 낮긴 하다”고 말했다.
또한 강 실장은 허가초과 사용 약제(오프라벨)에 대해서도 심평원의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개별기관만 승인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요양기관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일반약제는 병원 내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통해 승인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그동안은 개별 기관이 신청을 하면 승인을 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를 보편성있게 모든 요양기관에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규정을 개정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시기는 조금 걸릴 것으로 본다. 복지부와 긴밀히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