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강희경 교수가 이끌었던 3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해산에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의 지지 철회가 영향을 미쳤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3기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0일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19일 서울의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협은 지난 1월 중순 강 교수가 내부의 반대 여론에도 서울의대 소속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서신을 보내자 2월 초 “비대위 지속 여부를 교수협이 결정하겠다”며 지지를 거둬들였다.
강 교수 등 3기 비대위로 활동했던 일부 서울의대 교수들은 최근 전공의∙의대생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해 서울의대 내부를 비롯한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데, 유사한 일이 이미 두달 여 전에도 발생해 교수협으로부터 최후통첩을 받았던 것이다.
당시 강 교수는 이미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상태였지만, 후임자가 나오지 않아 강 교수를 포함한 비대위원들만으로 비대위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였다.
논란이 된 서신은 학생, 전공의가 투쟁의 요구사항을 사회에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엔 복귀하는 게 적절하고 동료의 복귀를 강제로 막아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서신 발송 며칠 전, 의대생협회는 총회를 열고 2025년도 휴학 투쟁 지속을 의결했고, 정부 측에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의료계의 대화 참여를 전제로 내년 증원을 원점 재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시점이었다.
서신을 보내기 전 서울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서신 내용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이뤄졌는데, 응답자(289명) 중 찬성은 56명(19%)에 불과했다. 반면 반대는 232명(80%)으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강 교수는 이 같은 투표 결과에도 서신 발송을 강행했다. 비대위 명의가 아닌 찬성에 표를 던진 56명 교수의 명의였다.
이에 교수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다. 이후 교수협은 2월 초 강 교수 측에 “서신 발송은 적절치 않았다. 비대위를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며 비대위 지속 여부를 교수협이 결정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희경 교수는 “교수협이 비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해서 수용했는데, 이후 한 달여 동안 별다른 말은 없었다”면서도 “교수협의 요청도 있었고, 이미 비대위 내부적으로도 1년이나 운영해 온 만큼 더 이상 활동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상태여서 해산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현재 서울의대 교수협의회는 내부적으로 4기 비대위 출범 여부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김종일 회장은 “교수협 차원에서 3기 비대위 종료를 강제했던 건 아니다”라며 “현재 의대 소속이 아닌 임상교수들로 구성된 임상교수협의회 등과 4기 비대위 출범 여부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