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공지능(AI)은 이제 헬스케어에서도 낯설지 않은 얘기다. 의료영상 분야에서 시작해 이제는 신약개발, 발병 예측 등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에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투자 동향'에 관한 보고서가 나와 시선을 끈다.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의 류한석 소장은 디지에코 보고서를 통해 헬스케어 AI 사례와 더불어 향후 시장 전망 및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지난 28일 소개했다.
헬스케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그가 인용한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츠(CB Insight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88 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투자규모는 2016년에 총 7억 9천 4백만 달러(한화 약 9천억 원)로 2015년($297M) 대비 2.7배, 2014년($487M) 대비 1.6배 증가했다. 이 수치는 하드웨어 중심의 로봇 기업, 헬스 분야의 증강·가상현실 기업들은 제외한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8월 22일까지 집계된 올해 헬스케어 AI 투자액은 4억 4천 3백만 달러, 75건이었다. 올해 총투자금액은 조금 줄어든 총 6억 9천 3백만 달러(한화 약 7억 8천만 원)로 예상하고 있지만, 투자 건수는 117건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2016년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투자규모가 유독 컸던 것에 대해 유니콘 기업에 대한 메가 딜 2건과 텐센트 등으로부터 거액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아이카본엑스(iCarbonX)와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플랫아이언(Flatiron Health)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류 소장이 인용한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모두 합친 글로벌 헬스케어 AI 시장이 2016년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52.68% 성장해 2022년에는 약 79억 9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그는 컨설팅기업 액센츄어(Accenture)가 톱10 헬스케어 AI 어플리케이션으로 로봇 보조 수술, 가상 간호 보조원, 관리 워크플로우 지원, 사기 탐지, 투약 오류 감소, 커넥티드 머신, 임상시험 참가자 식별, 예비 진단, 자동화된 이미 지 진단, 사이버 보안 등을 꼽은 사실을 소개했다.
류한석 소장은 주목할만한 헬스케어 AI 스타트업으로는 심장혈류를 시각화·정량화하는 기술의 '아터리스(Arterys)', 음성인식 기술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의사의 진료와 청구서 작성을 도와주는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Nuance Communications)', 인공지능 기반의 헬스케어 챗봇으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 의료 정보를 서비스하는 '헬스탭(HealthTab)',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의 챗봇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건강보험 견적을 제공하는 '오스(Oscar)', 병원 방문 전후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가상 간호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센스리(Sense.ly)'를 소개했다.
그 중 아터리스의 '4D 플로우(4D Flow)'는 환자의 MRI 이미지를 10분 이내에 분석해 심장 혈류를 시각화하고 심장이 처리할 수 있는 피의 양을 계산해서 알려주는 시스템인데, 그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각화·정량화 기술은 인체 다른 부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스타트업에 대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류 소장은 인공지능이 강력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신약개발을 꼽았다. 이는 신약후보물질을 찾는 단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수백만 건의 논문과 임상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해냄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그는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 있는 기업으로 '투사(twoXAR)'와 '산텐', 버그(BERG), 리커전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일부 분야에서는 의사를 뛰어넘는 수준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진단하면서, 헬스케어 AI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진단 및 수술의 품질 개선으로 더 나은 결과 획득 혹은 환자의 병원 체류 기간단축 ▲원격의료를 통한 적절한 처방으로 불필요한 환자 방문 횟수 및 비용 절감 ▲병원 행정 및 의료 프로세스 전반의 개선으로 병원 및 헬스케어 산업 정책의 효율성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국내 헬스케어 AI 산업에 대해서 인공지능의 핵심인 데이터의 활용에 있어 상당한 제약이 존재하고, 원격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국내만의 특수한 한계로 지적했다.
끝으로, 류한석 소장은 헬스케어 AI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고 의료소비자 역시 관련 서비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본적으로 의료가 공공의 영역이라는 토대에서 의료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를 위주로 규제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