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의 검증 수준을 높이고, 글로벌 제약사별 기술도입 수요에 맞는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1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6 K-BIO 글로벌 파트너십 포럼' 패널토론에서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기술이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 과제와 사업개발 전략이 논의됐다.
패널토론은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김호경 사업개발팀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에임드바이오 허남구 대표, 더글라스 파마슈티컬스 닐 해너드 상업부문 책임자, 미다스파마 벤 샬케 시니어 디렉터, 시오노기 히로키 오자사 매니저가 참석했다.
초기 기술이전 가능하지만…"임상 진입 준비·추가 검증 중요"
이날 패널들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뿐 아니라 충분한 검증 자료와 임상시험 진입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임드바이오 허남구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기술이전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허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상당수 기술이 여전히 초기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많은 글로벌 제약사가 임상 단계에 진입했거나 임상시험을 시작할 준비가 된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단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면 추가 검증을 진행하고, 최소한 신속하게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다스파마 벤 샬케 시니어 디렉터도 "전임상이나 임상 1상 단계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베링거인겔하임과 논의했을 때도 좋은 데이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뒤 다시 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모든 글로벌 제약사가 임상 단계의 후보물질만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개발단계부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업도 있다.
시오노기 히로키 오자사 매니저는 "시오노기는 협력 모델에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계약뿐 아니라 공동개발, 공동연구,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며 "초기 연구개발 단계부터 임상 3상, 이미 허가된 의약품까지 살펴보고 있어 개발단계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마다 관심 기술 달라…도입 수요부터 분석해야"
기술이전 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협력 대상 제약사가 실제로 어떤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허 대표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이전 경험을 소개하며, 글로벌 제약사마다 관심을 두는 기술과 치료영역이 다르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에임드바이오는 당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을 찾고 있던 베링거인겔하임과 협력할 수 있었지만,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이 모두 같은 기술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의 기술이 어떤 제약사의 관심 분야와 부합하는지, 특정 암종과 기존 의약품 포트폴리오의 연관성을 사전에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자사 매니저 역시 "시오노기는 감염질환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난청, 수면장애,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으로 관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바이오기업은 환자의 미충족 의료수요뿐 아니라 제약사가 어떤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 관심을 가지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상개발 자금조달 한계…"개발 위험 분담할 협력 모델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임상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개발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개발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특히 국내 투자자와 주식시장이 기술이전 성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기업들이 직접 임상시험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더글라스 파마슈티컬스 닐 해너드 상업부문 책임자는 "후기 임상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했더라도 임상 3상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실패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해너드 책임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파트너를 확보하고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 초기부터 파트너를 확보하면 마일스톤 지급금 등을 통해 임상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이나 파트너 기업의 투자 등을 활용해 자금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너드 책임자는 기업의 역량과 자금 여건에 따라 직접 수행할 개발 범위를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기업이 임상 1상이나 초기 임상 2상까지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그것도 괜찮다. 모든 기업이 후기 임상개발과 상업화까지 직접 추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기보다 기업이 역할을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