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주요 다국적 제약사의 2018년 3분기 실적발표가 완료됐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여전히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매출이 앞서갔고,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기대감만 남긴채 3분기 실적을 마무리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맞닥뜨린 허셉틴(Herceptin, 트라스투주맙)의 매출 감소가 가장 눈에 띄었다.
로슈는 실적발표에서 허셉틴의 3분기 유럽 매출액은 4억 1900만 스위스 프랑(약 4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는 셀트리온의 허쥬마(Herzuma),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Ontruzant), 암젠의 칸진티(Kanjinti) 등이 유럽에서 승인 받아 판매되고 있다. [관련기사=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3분기 유럽 매출 21% 감소]
셀트리온헬스케어 발표자료에 따르면 허쥬마는 6월 네덜란드에 런칭된 뒤 주요 입찰 경쟁에서 승리하며 출시 한 달 만에 시장점유율 7%를 달성했다. 암젠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 칸진티가 "몇몇 텐더(tender)에서 잘 해내고 있고 특히 독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룩시마(Truxima)와 경쟁하고 있는 리툭산/맙테라(Rituxan/MabThera)의 3분기 매출은 절반 수준인 2억 600만 스위스 프랑(약 2300억 원)에 그쳤다. 2분기 기준 트룩시마는 유럽 리툭시맙 시장에서 32%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화이자가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엔브렐(Enbrel, 성분명 에타너셉트)도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이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16% 하락한 2억 9800만 달러로 3분기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젠이 판매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Benepali)는 1억 2340만 달러로 24% 증가했다. [관련기사=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플릭사비 3Q 유럽매출 1억3480만달러]
바이오젠 제프 카펠로(Jeff Capello)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베네팔리는 영국과 덴마크, 노르웨이와 같은 국가에서는 마켓 리더를 유지하고 있고, 독일과 이탈리아, 스웨덴에서는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바티스(Novartis)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산도스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릭사톤(Rixathon)과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렐지(Erelzi)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매출액은 밝히지 않았다. 산도스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바이오의약품 계약생산, 글라토파(Glatopa)를 모두 합친 바이오파마슈티컬 부문 전체 매출은 21% 성장한 3억 4900만 달러였고, 주요 성장 동력으로 유럽에서 릭사톤과 에렐지, 미국에서 작시오(Zarxio) 매출 확대를 꼽았다.
또한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을 시작했던 레미케이드(Remicade, 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유럽 매출은 계속해서 30%대 매출 하락을 보였다. MSD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1억 3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하락했다.
화이자가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 인플렉트라(Inflectra)의 유럽 매출은 7900만 달러로 24%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유럽 유통 파트너사가 판매하고 있는 램시마(Remsima)의 3분기 매출액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2분기 기준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셀트리온 제품의 유럽의 시장점유율은 54%다.
바이오젠이 판매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플릭사비(Flixabi)의 3분기 매출은 418% 증가한 1140만 달러였다. 플릭사비의 시장 점유율은 2분기 대비 19% 증가했는데,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산도스의 제슬리(Zessly)도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유럽 출시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유럽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오리지널의약품이 높은 시장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3분기 레미케이드 미국 매출은 9억 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줄었지만, 시장점유율은 9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이자 인플렉트라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은 느리지만 늘고 있으며, 3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8% 증가한 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이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선진 유럽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특정 채널에서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류마티스학회 등록사업인 RISE(Rheumatology Informatics System for Effectiveness) 레지스트리 분석 결과에서도 인플렉트라 처방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미국 리얼월드 분석결과 처방된 바이오시밀러는 모두 램시마]
후발주자인 암젠도 인플릭시맙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암젠은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ABP 710에 대한 미국 및 유럽 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직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나오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계속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자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업데이트 소식을 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월 아바스틴(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인 PF-06439535의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BLA) 검토를 승인한데 이어, 9월에는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PF-05280586, 10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PF-05280014의 BLA 검토를 승인했다.
암젠은 희귀질환치료제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인 ABP 959에 대한 주요 3상 임상연구를 시작한다는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암젠 글로벌 커머셜 오퍼레이션 총괄 머도 고든(Murdo Gordon)은 "현재 8개 바이오시밀러 프로그램이 개발 단계에 있으며, 이 사업이 앞으로 수년간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