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다국적제약회사들의 인수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화이자(Pfizer)는 20일(현지시간) 유전성 간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프랑스 바이오텍 비벳 테라퓨틱스(Vivet Therapeutics)의 지분 1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빅파마(Big Pharma)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인수 발표는 로슈와 바이오젠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로슈(Roche Holdings)는 2월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48억 달러에, 바이오젠(Biogen)은 3월 초 나이트스타 테라퓨틱스(Nightstar Therapeutics)를 8억 77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이번 계약으로 비벳 지분 15%를 인수하고, 모든 발행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독점 옵션을 확보했으며, 향후 비벳과 윌슨병 치료 후보물질인 VTX-801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윌슨병은 인체 내 구리대사 이상으로 간이나 중추신경계를 포함한 다른 장기에 구리가 과다하게 축적되는 유전질환으로, 현재 치료법은 간이식이 유일하다.
거래 조건에 따라 화이자는 서명 시 약 4500만 유로(5100만 달러)를 지불했고, 향후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5억 6000만 유로(6억 3580만 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 화이자는 VTX-801의 1/2상 임상시험에서 특정 데이터가 전달되면 비벳을 100%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비벳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인 글로리아 곤잘레스-아세구아놀라자(Gloria Gonzalez-Aseguinolaza) 박사는 "VTX-801은 이미 전임상 모델에서 그 잠재력을 입증햇으며, 화이자와의 파트너십은 VTX-801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다른 혁신 기술을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벳은 윌슨병 외에도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으로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rogressive familial intrahepatic cholestasis, PFIC) 2형 치료제 VTX-802 ▲3형 치료제 VTX-803 ▲시트룰린혈증(citrullinemia) 치료제 VTX-804 ▲VTX-805(적응증 미공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 겸 글로벌 회장인 미카엘 돌스텐(Mikael Dolsten) 박사는 "화이자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삶을 의미있게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과학계와 협력하고 선도적인 AAV-directed 유전자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가속화하고자하는 화이자의 노력을 크게 확대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유전성 간질환에 주목했다면, 바이오젠은 다음 성장 분야로 유전성 안질환을 꼽았다.
나이트스타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바이오 회사로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중~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을 2개 보유하고 있다.
하나는 희귀 퇴행성 X연계 유전성 망막질환인 맥락막결손 치료 후보물질인 NSR-REP1, 하나는 X-연관 색소망막염(X-linked retinitis pigmentosa) 치료 후보물질인 NSR-RPGR이다. 두 질환 모두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
로슈가 인수한 스파크는 유전성 망막질환, 혈우병 및 리소좀축적장애와 같은 간지향성(liver-directed)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광범위한 유전병 유전자 치료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럭스터나(Luxturna, voretigene neparvovec-rzyl)는 이중대립 RPE65 변이와 관련된 망막 이영양증이 확인된 환자 치료제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2018년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았다. 유전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로 FDA로부터 승인 받은 것은 럭스터나가 처음이다.
또한 주목할 파이프라인으로 혈우병A 유전자치료 후보물질이 있다. SPK-8011은 올해 3상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고, SPK-8016은 1/2상 단계다.
그 외 파이프라인으로 혈우병B 유전자 치료 후보물질인 SPK-9001(3상), 맥락막결손 치료 후보물질 SPK-7001(1/2상)을 가지고 있다. 폼페병 치료 후보물질 SPK-3006, CLN2 질환 치료 후보물질인 SPK-1001은 임상개발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고, 헌팅턴병과 스타가르트 질환에 대한 전임상 프로그램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유전자 치료제는 약물 개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기업인수 외에도 연구개발 협력과 기술이전 등 여러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최근 영국 옥스포드 바이오메디카(Oxford Biomedica)와 연구개발 협력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및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 전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실리코(in silico) 모델과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애브비(AbbVie)는 2월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보이저 테라퓨틱스와(Voyager Therapeutics)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을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보이저는 선급금으로 6900만 달러를 받고, 전임상 및 임상 1상 옵션 지불금으로 최대 1억 55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게 된다. 또 보이저는 각 벡터화 타우 항체 화합물에 대해 개발 및 규제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8억 9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FDA는 현재 속도라면 2025년까지 세포 유전자 치료제가 매년 10~20개씩 승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기사="2025년까지 매년 세포유전자치료제 10~20개씩 승인될 것"]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활성 세포 기반 또는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FDA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신청서를 제출한 후보물질만 800개 이상이며, 2020년까지 매년 200개 이상 IND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