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가 시술하는 혈맥약침술(산삼약침)이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히 한의사는 혈맥약침술과 별개로 혈맥약침액 비용은 법정 비급여 항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 조치한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한의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한의사 A씨가 혈맥약침술을 비급여로 등재된 기존 약침술과 같은 한방 의료행위라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A씨는 자신의 요양병원에서 암 환자에게 혈맥약침 시술을 한 뒤 92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혈맥약침술이 기존 약침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비용을 환수하고 혈맥약침술을 시행하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심평원의 금액 환급 명령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혈맥약침술이 본질적으로 이미 등재된 비급여 항목 약침술과 차이가 없다고 봤다.
반면 이 같은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혈맥약침술의 시술방법이 기존 약침술들과 다르기 때문에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새롭게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으라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요지다.
당시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은 기존 약침술과 다르게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된 시술이다. 반면 침술에 의한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고등법원 환송 항소심에서 또 다시 혈맥약침술 시술비용은 비급여로 청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혈맥약침액은 한약첩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혈맥약침액의 비용은 본인부담금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혈맥약침술이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야 한다면 혈맥약침액도 함께 평가를 받아야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약물인 혈맥약침액을 혈맥에 주입하는 시술이 혈맥약침술이다. 혈맥약침술 자체의 신의료기술평가가 필요하다는 뜻은 혈맥약침액의 안전성과 유효성도 함께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결국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은 혈맥약침액과 분리된 혈맥약침술 시술 행위만이 아니다. 혈맥약침액도 법정 비급여 항목인 한약첩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