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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의 닷새만에 최대집 회장의 해명 "이번 협상은 전례 없는 성과"

    협의체 구성 등 협상 내용 긍정적 평가…합의 과정서 젊은의사 소통부재 지적 겸허히 수긍

    기사입력시간 2020-09-09 14:23
    최종업데이트 2020-09-09 14:37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이번 협상은 전례가 없는 우리의 성과다.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거듭되는 패배 끝에 얻은 소중한 경험이며 기회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지난 4일 의정합의 이후 닷새만에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입을 열었다. 최근 의료계 내부적으로 최 회장을  비롯한 협상 실무책임자에 대한 불신임안이 도마 위로 오르면서 사태 수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최대집 회장은 9일 대회원 서신을 통해 의정 합의 내용에 대한 우려와 합의 과정상의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의정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었고 향후 보건복지부와 여당이 협의체를 거쳐야만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협상은 오직 의료계의 이익과 미래, 회원 보호라는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며 "이를 통해 ‘중단과 원점 재논의’와 ‘논의 중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명문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의대정원 확대를 위해 복지부가 교육부에 대한 의대정원 통보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문서로 약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철회’라는 단어를 더 관철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더 많은 회원과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됐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제3차 총파업에 따른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과 그에 따른 여론의 악화, 국민의 비난을 감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협상을 통해 행정부가 할 수 없는 약속을 여당이 대신 보증하도록 했고 의정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복지부가 존중하도록 했다"며 "의료계가 복지부와 합의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여당이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문서로 남겼다. 이는 (정부와 여당) 별도 합의 사이에 상호보완적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료계 내부 비판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우선 최 회장은 젊은 의사들의 합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구제책 마련과 합의문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특히 그는 내부 분열과 갈등이 향후 의료정상화 과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대집 회장은 "합의 직전 젊은 의사들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회원들의 분노에 대한 감당 역시 저의 몫"이라며 "다만, 비난과 오욕을 기꺼이 감당키로 한 판단까지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적절한 (해명) 방법과 시기를 고민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공의와 학생 보호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여당의 신임 당대표가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합의 당일 오후 고발은 취하됐다. 의사 국시 재접수 기한 역시 연장됐다"며 "합의문 내용이 모호하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어떤 합의문도 해석의 여지가 없게 작성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합의문의 문구를 지나치게 우리에게 불리한 것으로 해석하고 이를 공론화하는 것은 오히려 추후 실현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 2014년에도 제2차 의정협의 결과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선과 관련한 조항이 포함됐으나 이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해석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의료계가 분열되고 결과적으로 어떤 것도 실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합의에 대해 시민단체와 여당의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의협에 무릎 꿇은 공공의료’, ‘여당의 백기투항’,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만큼 이번 협상은 전례가 없는 우리의 성과다.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거듭되는 패배 끝에 얻은 소중한 경험이며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을 이끈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들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최 회장은 "무엇보다 젊은 의사 선생님들의 헌신에 거듭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그만큼 소중한 성과를, 우리 의료계 내부의 분열과 갈등으로 인하여 무위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무엇 보다 의협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젊은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우리 의료의 중심이다. 부디 모든 상황을 깊이 헤아려 달라. 비판의 목소리는 기꺼이 경청하고 달게 받아들이겠다"며 "협상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회피하지 않겠다. 이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젊은의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합의 결과물을 지켜나가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승리의 주역인 젊은의사들의 의지가 충분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료계 내에서 젊은의사들의 참여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