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김리나 인턴기자·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본3] 대학의 설립목표를 학교에 다니는 동안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대학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하고 있고 경춘선을 통해 서울 중심인 용산과 고속철도로 연결돼 있다.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돼 더욱 빠르게 서울에 접근할 수 있다.
3학년이 된 다음 임상실습을 돌면서 지역적인 특성을 느낄 수 있었다. 고령의 환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수들께서는 서울 소재의 병원에서 실습했다면 환자들이 권리를 주장하기 때문에 실습에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했다. 학생의 신체진찰을 환자가 거부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거부하고 흔쾌히 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강원대병원에서는 학생이 공부하는데 필요하다면 기꺼이 협조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많다. 학생 입장에서 좀 더 직접적으로 실습을 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지역사회 의료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강원도는 산모와 아동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국립대에서 산부인과를 유치하지 않으면 개인 산부인과를 운영하기에는 경영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아무리 강원대병원이 지역사회에 밀착해 있어도 지역사회 의료 문제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의대생이 상대평가로 경쟁을 하는 이유는 인턴, 전공의 과정을 성적에 따라 선발하기 때문이다. 좋은 병원에서 수련 받고 싶다는 학구적인 열망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의 주거지인 수도권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한 몫 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실습을 돌면서 눈으로 보긴 했어도 결국 수도권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 사회에서 필요한 좋은 인력(산부인과,소아과,비뇨기과 등)이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구체적으로 해주는 방안이 포함됐다. 전액 장학금과 무료 기숙사 제공 혜택을 준다. 그 대신 졸업 후에 10년간 지역의료원에서 의무 복무를 하지 않으면 의사면허 취소라는 강경한 후속대처가 따라온다.
정부는 이제까지 공중보건장학의사제도, 농특법 등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으나 실패했다. 최근 토론회에서도 나왔듯, 이들 중 대부분은 수도권 출신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균형 문제가 생긴다. 인력을 직접 길러내고 필요한 곳에 배치한다는 계획 자체는 좋다. 하지만 10년간 의무복무로 지역 의료원으로 배치된 의사인력의 능력이 하향평준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 사회에서 의사가 되고 싶은 열망은 아주 강렬하다. 학비가 없어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시대와는 현실이 다르다. 10년 의무복무라는 것을 알고 입학했어도 공공의료에 대한 생각과 관심이 없다면 10년 후에는 다시 회귀할 것이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장기적이 아니라 단기적인 미봉책에 그칠 것이다. 의전원 체제가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49명의 새로운 정원은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관학교는 입학생 전원에게 의무복무 정책을 따르고 있는 반면 공공보건의료대학원은 해당 학교 외에 다른 학교를 다닌 모든 의사는 자율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에서 불공평하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의료가 필요한 현 상황이 의대생으로서 안타깝다. 나조차도 지역사회에 남는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더 불편한 사실이고, 최선의 방책은 무엇일지 고민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