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만하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 가운데, 그 근거들이 '팩트'와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김 교수가 제시한 근거 중에 일부 거짓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료계는 김 교수가 최소한의 학자로서의 양심도 저버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22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20일 밤 정부의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를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서 패널 중 한 명으로 등장한 김윤 교수의 10가지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먼저 김 교수는 2011~2021년 사이에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0명에서 2.6으로 증가한 반면, OECD 평균은 인구 1000명당 3.2명에서 3.7명으로 증가했다며 비율보다 절대적인 숫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바의연은 김 교수의 주장은 의사가 증가한 숫자나 비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우리나라 2.6명, OECD 평균 3.7명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발언이었다고 풀이했다.
바의연은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10년간 0.6명 증가한 반면 OECD 평균은 0.5명 밖에 증가하지 않았으며, 비율은 우리나라 30%, OECD 평균은 15.6%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김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수가 적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증가수나 비율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또 "소아과는 지난 10년간 개원의 수 거의 변화가 없다. 다른 과 표방하는 경우도 불과 몇 십명이다"라며 "소아과 역시 의사가 부족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바의연은 KOSIS(국가통계포털)에 의하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15세 미만 인구수는 21% 감소한 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33%가 증가해 인구당 전문의 수는 무려 67.9%가 증가한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10년간 개원의 수에 변화가 없는 것은 개원을 포기한 것이지, 전문의수가 부족해서 아니라는 것"이라며 "2020년 기준 전국 소청과의원은 2158개이며 그중 15%가 전문과목 및 표시과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즉, 2020년 기준으로 다른 과를 표방한 소청과 개원의가 323명에 이르며, 4년 전 자료이므로 지금은 그 수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 교수가 불과 몇십 명이라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토론회에서 "유럽에도 자영업자인 개원의들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인구당 의사수와) OECD 평균과 비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답변은 OECD에서 인구당 의사수가 높은 곳은 대부분 공공의료 의사가 많은 유럽이고, 그 나라들과 인구당 의사수를 단순 비교하면 안된다는 주장에 김 교수가 반박하면서 나온 것이다.
바의연은 "김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 되기 위해서는 전체 의사 중 개원의 비율이 유럽과 우리나라가 비슷해야 한다. 유럽의 개원의 비율은 대단히 낮다. 따라서 위 주장도 거짓이다. 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럽의 개원의 비율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객관적 근거를 대야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일본이나 대만도 심각한 의사부족 국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달랐다. 바의연에 따르면 과거 일본은 의사수를 늘린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의사수가 초과될 것으로 예상돼 2022년부터 의사수 감소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김윤 교수의 위 주장도 거짓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진료횟수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5분 진료, 다른 나라 15분 진료, 3으로 나누면 실제 진료양은 OECD 평균 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의연은 "우리나라 5분 진료는 저수가, 저부담, 지불제도 등 다양한 의료제도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지 의사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사가 매년 2,000명 이상 증가해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의연은 "5분 진료로 의료의 질이 낮아졌다면 문제가 있겠으나 OECD 지표상 우리나라 의료의 질은 상위권임이 이미 증명되어 있어 단순히 진료시간으로 의료의 질을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향후 우리나라 의사수는 우리(김윤교수)팀 연구에 의하면 3만 명이 부족하고, 다른 연구 결과도 3만 명이 부족하다고 나와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의대증원에 참고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3개 기관의 연구는 각각 다른 의사 부족 추계 결과를 내놨다.
실제로 이들 연구는 2035년 의사 부족 규모에 대해 각각 9654명, 1만 650명, 1만 816명으로 김 교수가 주장한 3만명의 3분의1 에 불과하다.
바의연은 "김 교수는 명백하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자신의 연구에서 3만 명이 나왔다고 했는데 이는 다른 연구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학자로서 창피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전공의 80시간 근무, 전국 PA가 2만 명, 이게 모두 의사가 부족해서"라고 주장했다.
바의연은 "이 또한 거짓이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아서이다. 병원에서 전문의를 많이 고용하면 적자가 나기 때문이다"라며 "전공의 사직으로 병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는가. 정부에서 적정한 수가를 보장해 주면 병원의 전문의 고용이 늘어나 전공의 80시간 근무, PA 2만 명도 없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회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발언인 "30대 중반의 의사가 받는 연봉이 3억~4억이다"라는 발언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바의연은 "극히 일부 의사들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고연봉을 받을 수는 있으나 30대 중반의 일반적인 의사들이 3억~4억 받는 것처럼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실제 KOSIS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전문의 중 개원의의 세전 연수익은 2억9345만원이며, 봉직의 세전 급여는 1억8929만원이다. 이후 연봉이 올랐다 해도 불과 몇 년 사이에 1억~2억이 오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의사 연봉을 언급하면서 "의대쏠림의 근본적인 원인이 의사의 수입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사의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의 수익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게 이공계쏠림을 해결하는 근본적 방법이다"라고도 발언했다.
바의연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발언이다. 이공계와 의료계의 수익 차이가 나면 이공계의 대우와 수익을 높여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그럼에도 이공계는 그대로 두고 의료계의 수익을 낮추어 하향평준화 시키자는 것은 한마디로 공산주의적 발상이다"라며 "우파 정부라는 윤석열 정부가 이런 목적으로 의대증원을 하는 것이라면 정권의 정체성도 의심받을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지난 2000년 이후 의사파업으로 매번 정부정책을 무산시켰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의연은 이 역시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의약분업, 2012년 포괄수가제, 2020년 문재인케어 등에 대한 의료계의 투쟁이 있었으나 모두 정부가 승리하면서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바의연은 "물론 위와 같은 제도로 의료비가 상승하고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사들의 주장대로 되었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김 교수의 발언을 하나하나 팩트체크하면서 김 교수가 100분 토론 동안 수많은 거짓말을 했음을 강조했다.
바의연은 "그 의도가 대단히 악의적이다. 학자로서 양심마저도 버린 파렴치한 행동이다. 거짓선동에 능한 나치의 괴벨스를 보는 듯하며, 거짓선동을 증오하는 현 정권마저 김윤 교수에게 놀아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허위의 사실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김윤 교수는 교수로서 자격이 없다. 당장 교수를 사직하고 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