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난 4월 13일 취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승권 원장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첫 1급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심평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7월 1일 자로 2026년 하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총 6명이 1급으로 승진하고, 1급 15명이 전보됐다.
이번 인사는 홍 원장 취임 이후 첫 1급 정기 인사라는 점에서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컸다. 특히 전임 강중구 원장 체제에서 운영돼 온 주요 보직이 새 원장 취임 두 달여 만에 재배치되면서, 단순 정기 인사를 넘어 홍 원장이 향후 조직 운영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지 가늠할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고가 희귀·중증질환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신속화하는 동시에, 등재 이후 임상 효과성 검증과 RWE(Real World Evidence, 실제임상근거) 구축 역량을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약제와 사후평가 라인의 재편이다. 신약의 건강보험 진입 관문을 총괄하는 약제관리실장에는 이소영 전 희귀·중증질환성과평가실장이 임명됐다.
심평원은 “이 실장이 RWE 기반 사후평가 업무를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등재 단계에서부터 등재 이후 관리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가 제도를 운영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희귀·중증질환성과평가실장에는 김국희 실장이 배치됐다. 김 실장은 과거 약제관리실장을 역임한 약가 제도 전문가로, 파견 교육을 마치고 복귀했다.
심평원은 “신약 진입 과정을 잘 아는 전문가를 사후관리 부서에 배치함으로써 고가 신약의 실제 임상자료와 RWE 분석을 통한 사후관리가 더욱 정밀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가 의약품의 건강보험 진입 문턱은 합리적으로 낮추되, 등재 이후 실제 효과를 검증해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DUR관리실장에는 임상희 실장이 전보됐다. 심평원은 의약품 처방·조제 단계에서 병용금기, 연령금기, 중복처방 등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DUR 시스템과 의약품 유통·공급 데이터, 연구 역량을 결합해 의약품 전주기 데이터를 안전 정책과 연구로 환류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관장 직속 기구로 AX혁신실을 신설한 점도 이번 인사의 핵심 변화다. AX혁신실 초대 실장에는 김무성 현 디지털전략실장이 임명됐다.
심평원은 AX혁신실을 중심으로 AI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역량을 심사·평가, 사후평가, RWE 구축 전 과정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급여정책 라인도 재정비됐다. 급여전략실장에는 최금희 전 심사기준실장이, 급여관리실장에는 박정혜 전 부산본부장이 임명됐다.
심평원은 “기존 심사기준 확립 역량과 지역 현장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및 지역·공공의료 강화 정책에 맞춰 지속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전략을 수립·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이번 인사를 통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고가 신약 접근성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승권 원장은 “이번 인사는 국민을 위한 고가 신약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임상 현장의 데이터와 RWE에 기반해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X혁신실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사후평가 역량을 한층 강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투명한 보건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 방향에 맞춰 심평원의 조직 체계를 빠르게 정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취임 두 달여 만에 핵심 보직 재배치가 이뤄진 만큼 향후 내부 운영 방식과 의료계 소통 기조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홍 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정책 우선순위를 분명히 한 것은 맞아 보인다”며 “앞으로는 인사 자체보다 조직 재편이 실제 업무 성과와 대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