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새로운 신약 개발 도구(DDT)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신청을 승인했다. 승인된 알고리즘은 신약 허가 신청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격 DDT가 될 수 있도록 FDA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신약을 위한 혁신적 과학 기술 접근법(Innovative Science and Technology Approaches for New Drugs, ISTAND)' 파일럿 프로그램에 접수된 새로운 의향서(LOI)를 수락했다. 대상 프로젝트는 미국 디지털 헬스 기업 딜리버레이트 AI(Deliberate AI)가 개발한 불안 및 우울증 평가 도구 AI-COA(AI-generated Clinical Outcome Assessment)다.
FDA는 새로운 의료 제품의 규제 신청에 사용될 DDT를 만들기 위해 2020년 ISTAND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은 바이오마커와 임상 결과 평가 등 기존 평가 경로에 맞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신약 개발에 도움될 수 있는 DDT 개발을 장려해 DDT 유형을 확대하기 위해 고안됐다.
예를들어 원격 또는 분산형 임상시험에 도움되는 도구, 피부과 임상시험에서 환자가 직접 촬영한 디지털 사진을 적용할 수 있는 도구, 안전성 또는 유효성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생체조직칩, 새로운 평가변수를 개발할 수 있는 AI 기반 알고리즘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ISTAND의 목표는 규제당국이 허용할 수 있는 새로운 DDT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적격 판정을 받으면 모든 의약품 개발 프로그램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사용 맥락에 따라 해당 DDT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적격 DDT는 FDA의 적합성 재검토 없이도 임상시험승인신청(IND), 신약승인신청(NDA 또는 BLA)에 포함될 수 있다.
FDA는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과 실행 가능성에 중점을 둔 심사 및 선정 프로세스를 통해 매년 제출물 2~4건을 프로그램에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에 접수된 딜리버레이트의 AI-COA는 다중 모드 행동 신호 처리와 머신러닝(ML)을 활용해 정신 건강 증상을 정량적으로 포착, 일관되고 편견없이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임상시험 중에는 AI 알고리즘으로 사람의 임상 평가를 보강해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딜리버레이트는 LOI 접수가 수락되며 DDT 인증 절차 3단계 중 첫번째를 통과했다. 이어 FDA와 협력해 다음 단계인 자격 인증 계획을 개발한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신약개발국 국장인 피터 스타인(Peter Stein) 박사는 "첫 신경과학 분야 AI 기반 디지털 헬스 기술 프로젝트가 파일럿 프로그램에 승인됨으로써, ISTAND 프로그램의 선구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이번 승인은 의약품 개발 및 평가를 최적화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의 출시를 앞당긴다는 FDA의 비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정신과 학과장인 르네 칸(Rene Kahn) 교수는 "지금까지는 주관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평가에 의존해왔지만 이 혁신은 임상 평가와 연구에 전례없는 엄격함과 정확성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마크 애프제스(Marc Aafjes) 딜리버레이트 AI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프로그램에 AI-COA가 포함된 것은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법 개발 및 모니터링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면서 "더 강력하고 효율적이며 신속한 임상시험을 위한 길을 열어 정신과 약물 개발의 중요한 장벽을 해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를 개선하고 공중보건에 큰 영향을 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