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리듬 파마슈티컬스(Rhythm Pharmaceuticals)의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작용제 임시브리(Imcivree, 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가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뇌 손상과 관련된 비만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브리는 현재 비만 관련 희귀 유전 질환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약물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다.
리듬은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인 TRANSCEND에서 위약 조정 BMI 변화율 -19.8%로 중추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3분기 규제 기관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임시브리는 멜라노코르틴 작용제로, 식욕을 감소시키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킨다. 2020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전적 요인인 POMC, PCSK1, LEPR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증 비만의 체중 관리를 위해 처음 승인됐다. 2022년 바르데-비들 증후군(BBS)으로 인한 비만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았다.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은 배고픔과 체중 조절과 같은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의 시상하부 영역이 손상된 후에 발생하는 희귀한 형태의 비만이다. 희귀 뇌종양의 성장 또는 외과적 제거 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종양 절제 또는 기타 부상을 입은 뒤 6~12개월 이내 체중 증가가 가속화되고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며 과식증이 나타나 심각한 비만으로 이어진다.
TRANSCEND 연구는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진행됐다.
연구 결과 임시브리 52주 치료 후 기준치 대비 평균 BMI 변화율은 -16.5%로, 위약군 +3.3%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BMI 감소를 보였다. 임시브리군의 80%에서 52주째 BMI가 5% 이상 감소했다.
가장 흔한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주사 부위 반응, 피부 색소 과다 침착, 두통 등이었고, 연구 중단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일본인 환자 12명으로 구성된 추가 코호트가 진행 중이며, 2026년 1분기에 완료되고 최종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의대 수잔 필립스(Susan Phillips) 교수는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은 시상하부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주로 뇌종양이나 그 치료 또는 기타 특정 부상으로 인해 체중 증가, 과식증, 에너지 소비 감소가 가속화되는 경우에 발생한다"면서 "현재 사용되는 일반적인 비만을 위한 생활 습관 개입 및 약물 요법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체중 감량에 제한적인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절실했다. 이번 데이터는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을 앓고 있는 성인 및 소아 환자에게 새로운 표적 치료법이 제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리듬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미커(David Meeker) 박사는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TRANSCEND 연구 결과는 우리 회사에 잠재적으로 변혁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면서 "2상 임상에서보다 더 광범위한 환자 집단에서 새로운 효능 데이터가 확인됐으므로, 3분기 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MC4R 작용제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결과는 후천성 시상하부 비만에서 현재 진행 중인 1/2상 임상시험에서 차세대 MC4R 작용제 개발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을 높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