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매년 2월 마지막날은 세계희귀질환의 날이다. 과거에는 희귀의약품 개발이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대형 제약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희귀의약품 관련 연구 개발 활동은 대부분 소규모 제약사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희귀의약품 개발을 독려하는 규제와 정책이 나오면서 대형 제약회사들도 진입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대형 제약회사가 뛰어들면서 희귀의약품 관련 임상 연구 활동이 가속화돼, 지난 10년간 500번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재 시판 중인 희귀의약품 지정 의약품은 400개 이상이고, 약 1000개에 가까운 의약품이 임상시험 중이다.
희귀의약품이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에서 승인한 신규 의약품 48개 중 21개(44%)가 희귀의약품이었고,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에서 승인한 신약 5개 중 1개(20%)가 희귀의약품이었다. 시장조시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의약품 처방 매출은 2020년 1400억 달러(전체 처방 매출의 15.4%)에서 2024년 2170억달러(18.1%)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자료에 따르면 대형 제약회사가 희귀의약품 지정을 확보하는 주요 방법은 M&A 거래로, 내부에서 개발되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거의 없었다. 희귀의약품 시장이 매력적이지만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희귀의약품 처방 매출 시장은 대형 제약회사가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혁신 의약품은 소규모 바이오텍에서 계속해서 탄생해오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2021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최근 1년 이내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희귀질환 바이오텍 가운데 독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미개척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오파자임, 열충격 단백질 증폭으로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
2009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오파자임(Orphazyme)은 후기 단계 바이오텍으로, 신경퇴행성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열충격 단백질(Heat-Shock Protein) 반응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열충격 단백질은 잘못된 형태로 접힌 단백질, 단백질 응집 및 리소좀 기능 장애로 인한 세포 독성으로부터 보호하는 내인성 스트레스 반응 단백질 그룹이다. 오파자임은 리소좀 축적 질환, 신경근 퇴행성 질환 등 중증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충격 단백질의 증폭을 활용하고 있다.
오파자임은 이 기술을 통해 만족스러운 치료법이 없는 다양한 신경퇴행성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아리모클로몰(arimoclomol)이 있으며, C형 니만피크병, 고셔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포함체 근육염(IBM) 등 4가지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오파자임의 목표는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것이다. 연장연구를 포함한 임상시험에서 아리코클로몰은 내약성이 우수하며, 니만피크병 환자에서 2년간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C형 니만피크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단계이며,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및 혁신의약품 지정과 희귀의약품 및 희귀소아질환 지정을 받았다. FDA의 심사종료목표일(action date)은 6월 17일로, 승인을 받게 되면 아리모클로몰은 니만피크병에 대한 최초이자 유일한 승인된 의약품이 된다.
스프루스, 희귀 내분비 질환에 집중…2세대 CRF-1 수용체 길항제로 고용량 스테로이드↓
스프루스, 희귀 내분비 질환에 집중…2세대 CRF-1 수용체 길항제로 고용량 스테로이드↓
스프루스 바이오사이언스(Spruce Biosciences)는 미충족 의학수요가 심각한 희귀 내분비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후기 단계 바이오텍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틸다서폰트(tildacerfont)는 2세대 코르티코트로핀 방출인자 1형(CRF-1) 수용체 길항제로, 임상 연구를 통해 선천성 부신증식증(CAH) 환자에서 상승된 안드로겐을 정상화하는 능력을 입증한 최초의 비스테로이드 분자다.
전임상에서 틸다서폰트는 CRF1 수용체에 결합해 CRF 자극 수용체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과잉 안드로겐, 프로게스틴 및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의사는 CAH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만성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줄일 수 있고, 잠재적으로 CAH 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틸다서폰트(tildacerfont)는 2세대 코르티코트로핀 방출인자 1형(CRF-1) 수용체 길항제로, 임상 연구를 통해 선천성 부신증식증(CAH) 환자에서 상승된 안드로겐을 정상화하는 능력을 입증한 최초의 비스테로이드 분자다.
전임상에서 틸다서폰트는 CRF1 수용체에 결합해 CRF 자극 수용체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과잉 안드로겐, 프로게스틴 및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의사는 CAH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만성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줄일 수 있고, 잠재적으로 CAH 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전형적인 CAH 성인 치료제로 2상 임상시험인 CAHmelia을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하고 있고, 올해 중 소아 CAH 및 희귀한 형태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치료를 위한 2상 임상에 돌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르티솔 생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의 수치가 높아지거나 과민 반응을 보이는 다른 장애가 있는 환자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너레이션 바이오, 바이러스 사용않는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기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유망성을 인정받는 곳들도 많다. 제너레이션 바이오(Generation Bio Co.)는 2016년 설립된 비임상 단계 바이오텍이지만 비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제(non-viral gene therapy)라는 새로운 계열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는 바이러스 전달 매개체(벡터)를 사용해 기능성 유전자를 체내로 운반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를 벡터로 사용한다. AAV 유전자 치료제는 새로운 진보를 가져왔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운반할 수 있는 유전자 크기에 제한이 있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희귀질환에만 적용 가능하며, 각 사람에게 한 번만 투여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능이 감소해도 다시 투여할 수 없다. 또한 대상 환자의 최대 절반 가량은 바이러스에 대한 기존의 자연면역으로 AAV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제너레이션바이오는 ceDNA(closed-ended DNA) 구조, 세포지질나노입자(ctLNP) 전달 시스템, 확장 가능한 캡시드가 없는(capsid-free) 제조 공정으로 구성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ceDNA 구조는 AAV 캡시드의 3배 용량을 가지고 있어 더 큰 유전자, 나아가 여러 유전자를 운반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발현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ctLNP는 유전자를 신체의 올바른 우치로 운반하고 새포의 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데, 바이러스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고, 초기 투여 시 면역 체계의 활성화를 방지하도록 설계돼 필요하면 재투여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캡시드가 없는 제조 공정은 기존 생물학적 제제 시설을 사용해 수백만 개 용량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돼,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올해 1월 발표한 데이터를 통해 제너레이션바이오는 혈우병 A 마우스에서 ctLNP를 통해 ceDNA가 표적에 잘 전달돼 표적 인자 발현 수준을 달성했고, 마우스 및 비인간 영장류가 모든 용량 수준에서 우수한 내약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혈우병 A에 대한 전임상 개발(IND-enabling study)을 진행하고, 2022년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포트폴리오로 페닐케톤뇨증(PKU)과 혈우병 A, 윌슨병, 고셔병, 항체 유전자치료제 및 망막질환 치료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골격근, 종양학, 중추신경계(CNS)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인, 자체 플랫폼 이용해 유전성 근육 질환 치료제 개발
다인 테라퓨틱스(Dyne Therapeutics)는 FORCE 플랫폼을 이용해 유전적인 근육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IPO 당시 시가총액은 9억 1300만 달러, 조달 금액은 2억 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근육 세포 표면에서 고도로 발현되는 TfR1은 근육 세포로 철을 수송하는데 필요하다. 다인은 치료 약물을 TfR1 결합 단편 항체(Fab)에 연결해 근육 질환에 대한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리드 후보인 근이영양증 1형(DM1) 치료제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SO)에 접합된 Fab로 구성돼 근육조직으로 표적을 전달, 핵에서 독성 DMPK RNA의 축적을 줄이고, 스플라이싱 단백질을 방출해 정상적인 mRNA 처리 및 정상 단백질 번역을 허용해 잠재적으로 질병을 멈추거나 되돌린다.
이 외 뒤센근이영양증(DMD), 얼굴어깨팔 근디스트로피(FSHD) 질환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4분기 사이 3개 프로그램에 대한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