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동준 뷰노 의학이사가 지난 8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헬스케어 기업에서 의사의 역할 컨퍼런스에서 'AI 끌려갈 것인가 이끄록 갈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유 이사는 "2016년 알파고(AlphaGo) 사건과 2020년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AI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AI 기술 발전으로 AI가 거의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는 정도까지 발전했다"면서 "AI는 특정 부분에서 사람의 인지 능력을 많이 뛰어넘는다. 이러한 점에서 후향적 연구가 많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전향적 펴가를 많이 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애플 워치(Apple Watch)의 심전도(ECG) 측정 정확도가 88%에 이른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는 "AI 승인 의료기기 대부분이 방사선학 쪽이다. 그래서 실제 임상에서 쓸 수 있는 기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임상적 효과다. 영상의학 기기들이 임상적으로 임팩트가 어느 정도 있는지 환자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에 따르면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생기고 이를 활용한다면 전향적 연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규제 쪽에서 이를 많이 주장해왔고 받아들여졌는데 최근에는 이것이 빅데이터의 판타지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사용했을 때 효능이 매우 낮게 나온다는 것이다.
원인 중 하나로 부정확성을 꼽을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가공하는 제품들은 그동안 있었던 EMR(전자의무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데, EMR 데이터가 부정확하기 때문에 이 제품들 역시 부정확할 수 밖에 없다. EMR 기록과 녹음을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달랐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최근 빅데이터에서 벗어나 전향적 다기관 연구가 필요하다는 개념이 점차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 이사는 "결국에는 기존에 갖고 있었던 개념으로 돌아간다. 즉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가 필수적으로 도움될 수 밖에 없다"면서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적 니즈를 알아야 하고, 실사용 권고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의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료기기를 한 번 개발하는 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AI 기반 기기를 개발하는 데도 최소 3~4년이 걸린다"면서 "만약 3~4년이 지난 뒤 컨셉이 잘못됐을 때 이를 바꿀 수 없다. 임상시험을 다 했고 인허가도 다 해놨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어떤 니즈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산업계에서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는 "그러면 지금 의학에서 AI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다. 어떤 사람들은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영상의학과 트레이닝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IBM이 왓슨에 4조원 투자했다가 접었다"면서 "결국 자율주행자동차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AI를 따랐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는가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있지 않은 이상 의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