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국의 전공의들이 23일 옷을 벗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모든 전공의들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각 수련병원에서 담화문을 낭독하고 스스로 가운을 벗고 병원을 나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우리 1만6000명 전공의는 어제도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밤낮으로 병원에서 환자들 곁을 돌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전문가로서 20년 뒤 보건의료를 걱정해야 할 책임도 있기에 오늘부터 우리의 일터이자 보금자리인 병원을 잠시 떠나려한다"고 운을 뗐다.
대전협은 "현장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 환자 상태가 악화됐을 때 누구보다 슬퍼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 발버둥 치던 저희 젊은 의사들이 오죽하면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됐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는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협은 "정부는 필요할 때는 의료진 덕분에라며 우리를 추켜세우더니 하루아침에 의사는 공공재라며 물건으로 취급한다"며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의사들에게 면허정지와 사법처분을 얘기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김형철 대변인(세브란스 전공의 대표)은 "어제까지 하얀 방호복 차림으로 땀 흘리며 코로나19와 싸웠던 어린 의사들이 오늘의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거대 정부에 맞서려 한다"며 "의사의 사명감은 국민과 환자를 위한 것이지, 정부와 권력을 향한 것이 아니기에 두려움을 이기고 떳떳하게 외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의료계와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9일 의정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대화가 중단됐다. 22일 오후에는 정부가 행정명령 개시를 언급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