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한의학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의료일원화 토론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안압측정기 등 5개 현대의료기기에 대해서는 한의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혀 의료계의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5개 의료기기 외에 한의사들이 요구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안전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18일 보건사회연구원과 대한의학회가 주최한 '의료일원화 모색을 위한 의료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이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민감한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2013년 12월 헌법재판소는 한의사가 5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환기시켰다.
한의원을 운영중인 하모 씨는 2010년 9월부터 의료기기인 안압측정기, 청력검사기 등을 이용해 시력, 안질환, 청력검사를 한 후 한약을 처방해 왔다.
한의사 박모 씨도 2010년 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안압측정기, 안굴절검사기,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를 이용해 시력 및 안질환 검사를 하고, 한약 처방을 했다.
이에 검찰은 하씨와 박씨가 한의사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해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이들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게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나는 것인지 명확한 법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고, 이들 의료기기는 안경점, 보청기 판매점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할 점이 있다"며 기소유예 불기소처분을 했다.
그러자 이들 한의사는 헌법재판소에 기소유예 불기소처분 취소 신청을 했고,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여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한의사들이 진료에 사용한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은 측정결과가 자동으로 추출되는 기기들이며, 신체에 아무런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측정결과를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행정부는 당연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며, 그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한의사들이 이들 5개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한의사도 의사처럼 CT, 초음파를 포함한 모든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한의사협회의 요구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단서조건을 제시했다.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한의사에게 5종 이외의 의료기기를 추가 허용하는 것은 보다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를 전제로 하고, 안전성과 효과성, 학문적 영역, 기술적 합치성 등을 종합평가한다는 원칙 아래 개별 의료기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