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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사고 이력 공개, 의사면허 권위 높일 기회"…환자단체·법조계 '찬성'

    29일 국회 토론회서 공감대…의료계 "필수의료 위축∙환자안전 체계가 먼저"

    기사입력시간 2026-07-29 12:28
    최종업데이트 2026-07-29 18:00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실 주최로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인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29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 참석자들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법조계, 환자단체, 시민단체, 의료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병원협회(병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도 초청받았지만 불참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마취상태 성범죄 확정 판결∙대리수술 등 공개 필요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는 이력 공개 대상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 형사처벌 확정 판결 ▲마취 상태 환자에 대한 의도적 성범죄 형사처벌 확정 판결 ▲의료과실에 의한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 인정된 확정 판결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로 하게 한 경우 ▲대리 수술 등을 제안했다.
     
    정보 제공 기간과 방식에 대해선 “의료사고 결과에 따라 실형 선고 후 10년이나 5년 이내, 집행유예 선고 후 5년이나 2년 이내 등으로 차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공 범위는 이름, 면허종류와 번호, 죄명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도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도입을 찬성하며 해당 제도가 오히려 의사면허의 권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입 초기에는 의료행위와 관련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부터 우선 공개하자”며 “다른 입법례를 참고해 실형은 10년 동안, 나머지는 적절하게 짧은 기간 동안 공개하고, 국가에서 별도의 이력공개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환자단체·법조계 "의료계 우려 지나쳐"
     
    안 대표는 제도 도입 시 고위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에 따라 형사처벌 가능성이 줄었다며 일축했다.
     
    그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으로 고위험 필수의료는 손해배상이 이뤄지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력이 남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제도 도입시 고위험 필수의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데 상당수는 이 제도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료변호사협회 윤동욱 부회장은 원칙척 찬성 입장을 밝히며 의료계가 과하게 우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윤 부회장은 “의사분들이 겁이 많은 것 같다. (이력을 공개하는)제한적 사유가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돼 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어 “의료계의 반발이 심하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개는 포기할 수 있다”며 “그러면 마취 상태 환자에 대한 성범죄, 대리수술 등에 대해서만이라도 먼저 시행하고 확대해 나가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병원협회(병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은 불참했다.

    확정 판결 전 문제 행위 막을 장치도 필요…의료계는 "필수의료 기피 심화" 우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은 확정 판결 이전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관련 사례를 보면 확정 판결 이전에 소송이나 수사를 받는 기간 동안 문제되는 행위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다”며 “확정 판결 전에 문제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 의학 드라마를 보니 의사를 관리하는 주 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는 의사의 수술을 다른 사람이 모니터링할 수 있게 어드바이저를 지명하도록 하더라”라며 “그런 식으로 법적 결정이 나기 전에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부분에 대해 제한하거나 통제하는 방식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 중 유일한 의사였던 한국의료윤리학회 어은경 교육이사(순천향대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결과에 기반한 규제로는 의료사고 재발 방지가 불가능하며, 제도 도입이 되레 필수의료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어 이사는 “젊은의사들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무강도, 보상, 수련환경 직업 전망에 의료사고 이력 공개 위험까지 결합하면 회피 요인이 증가할 것이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필수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으로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는 형사처벌을 과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환자단체 측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형사면책이 되지 않는)12가지 중과실 기준이 너무 세밀하게 나와 있어서, 매번 볼 때마다 나는 오늘 이 중에 하나라도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어 이사는 “독립된 환자안전사건 조사분석기구, 보호된 환자안전 학습체계, 독립 전문직 심사 및 면허관리 기구 등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력 공개는 규제의 출발점이 아니라 마지막 단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